여성 영화인들이 영화계 내 여성들의 입지 확대를 외치며 함께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걸었다.
영화제 심사위원인 케이트 블란쳇, 레아 세이두, 크리스틴 스튜어트, 아바 두베르나이, 카쟈 닌을 비롯해 패티 젠킨스(‘원더우먼’ 감독), 셀마 헤이엑, 마리옹 꼬띠아르 등 총 82명이 12일 열린 이 시위에 참가했다. 이들은 열을 지어 팔짱을 끼고 뤼미에르 극장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고, 심사위원장 케이트 블란쳇이 이들을 대표해 아래와 같이 발언했다.
″우리는 82명이다. 1946년 칸 영화제가 처음 열린 이후 지금까지 이 계단을 오른 여성 감독들의 수와 같다. 같은 기간 동안 똑같은 위치에 오른 남성 감독의 수는 1688명이었다.”
″팔므 도르 상(Palme d’Or, 칸 영화제 최고상)을 받은 남성 감독은 71명, 여성은 2명 뿐이었다.”
″우리의 의지와 진보에 대한 상징으로 이 계단에 섰다. 누구나 영화계의 계단을 오를 수 있어야 한다. 함께 오르자.”
팔모 도르를 받은 두 여성은 제인 캄피온과 아녜스 바르다다. 캄피온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 참석해 ‘더 많은 여성 수상자가 나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바르다는 이날 시위에 동참했다.
‘2020년까지 영화계 젠더 불균형을 바로잡자’는 프랑스 운동 모임 ’5050x2020′이 조직한 이날 시위는 참가작 ‘걸스 오브 더 선(Les Filles du soleil)’ 상영을 앞둔 레드카펫에서 열렸다. ‘걸스 오브 더 선’은 쿠르드족 게릴라 여성 부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성 감독의 영화다.
(사진 아래로 기사 계속)
하비 와인스틴 성폭력 폭로 파문 이후 미투(#metoo) 운동과 타임즈업(Time’s up) 운동이 확산하며 칸 영화제도 이런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프랑스 성평등부 장관 마를렌 시아파가 주도해 영화제에 성폭력 신고 핫라인을 개설한 것이다. 장관은 BBC에, 9일 개막 후 나흘 동안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고 말했다.
영화제 측은 이날의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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