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5월 10일 17시 4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5월 10일 17시 43분 KST

남한과 북한의 모습을 같은 구도에서 촬영한 사진작가의 이야기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의 ‘Border I Korea’ 시리즈.

YUSUKE HISHIDA

평범한 가정집을 배경으로 찍은 두 장의 사진이 있다. 커튼 앞에는 두 명의 소녀가 서 있다. 사진 하나는 북한에서, 다른 하나는 남한에서 찍은 것이다. 복장과 배경을 통해 이 사진이 찍힌 곳이 어디인지 추측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어떨까?

YUSUKE HISHIDA

거리에서 만난 여성의 모습을 찍은 이 두 장의 사진 또한 각각 남한과 북한에서 찍은 것이다. 역시 복장과 헤어스타일, 의상에서 장소를 추측할 수는 있다. 하지만 위의 사진들 사이에서 큰 위화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수수께끼에 싸인 국가, 지도자의 말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운영되는 나라, 북한 밖의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가진 이미지와 달리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가 포착한 사진을 보면 남북한의 모습에는 큰 차이가 없다.

유스케 히시다가 지난 2017년 말에 출간한 사진집 ‘Border I Korea’는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흔든다. 그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약 7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했다. 이후 북한에서 찍은 사진을 왼쪽에, 남한의 모습을 오른쪽에 배치해 사진집을 출간했다.

TAICHIRO YOSHINO

방송국에서 일했던 유스케 히시다는 지난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동시다발적인 테러 이후 뉴욕에서 취재를 해왔다. 그는 텔레비젼을 통한 방송은 전파를 타고 흐른 후, 결국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게 아쉬웠다고 한다. “역사의 순간을 바로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생각한 그는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을 방문해 현지 사람들의 생활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때 그는 1개의 국경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삶, 운명을 바꾸는가란 질문을 갖게 됐다. 이 질문과 함께 그는 한반도의 군사분계선이 남북한 사람들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보고 싶었다. 2009년 5월, 그는 처음 북한을 방문했다.

“과거 전쟁 중이던 일본으로 시간여행을 간 느낌이었다. 북한에서는 어릴 때부터 지도자에게 충성하고, 선군주의의 가치관으로 살게 된다. 만약 나도 북한에서 태어났으면 매스게임에 참여하고 지도자를 향해 만세를 외치고 있었을 것이다.”

YUSUKE HISHIDA

당시 그는 북한을 통해 판문점을 찾게 됐다. 그곳에서 군사분계선 너머의 남한을 보았다고 한다. 그때 그는 국경선이 갖는 이상한 경계를 생각하게 됐다. 하나의 선을 사이에 두고 이쪽이냐, 저쪽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무엇인지 더 궁금했다. 이때 그는 남한과 북한을 같은 구도에서 바라보고 대비시키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북한의 수도 평양은 흔히 ‘쇼윈도 도시’로 불린다. 안내원이라는 이름의 감시자가 함께 따라다닌다. 혼자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는 허용되지 않는다. 유스케 히시다가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기획했을 때도 주변 사람들은 “어차피 가도 표면적인 것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유스케 히시다는 철저하게 얼굴에 집중하기로 했다. 머리카락 한 올, 여드름이나 보조개 등 눈에 보이는 것은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기록하자는 게 그의 의도였다.

YUSUKE HISHIDA

북한 사람들은 언제나 가슴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얼굴이 담긴 배지를 달고 있었다. 유스케 히시다는 배지를 달고 있지 않을때는 어떤 모습일지가 궁금했다. 아래는 그렇게 기록된 사진 중 하나다. 북한의 남포와 한국의 인천에 있는 해수욕장에서 찍은 사진으로 실제 남포와 인천 사이의 거리는 100km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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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즐기는 표정, 사춘기 소년의 얼굴에 난 여드름,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 등 그의 사진을 보면 정치체제나 사상, 문화는 달라도 사람이 느끼는 즐거움과 고민에는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YUSUKE HISHIDA

2018년 한반도의 정세는 급변했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올해 내에 한국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렇다면 지난 68년 간, 남북이 총을 들고 대립했던 군사분계선의 역할도 바뀔지 모른다.

“지난 7년 동안 사진을 찍으면서 남북의 풍경 사이에 조금씩 다른점이 없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이 차이는 더 없어질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북한에 대한 고정화된 이미지도 바뀌게 될 것이다.”

아래에서 유스케 히시다의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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