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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탈퇴를 선언한 '이란 핵협정'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들

이란 핵협정은 이런 내용이다.

  • 허완
  • 입력 2018.05.09 16:03
  • 수정 2018.05.09 16:08
ⓒJonathan Ernst / Reuters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를 대가로 이란 핵개발을 중단시키기로 한, 2015년에 이란과 맺었던 기념비적 핵협정에서 미국은 탈퇴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밝혔다.

미국이 발을 뺌으로써 트럼프는 주요 대선 공약 하나를 지킨 셈이다. 그러나 이 선택은 국제정치 위기를 불러올 수 있으며, 이란 핵프로그램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든다.

허프포스트는 이란 핵협정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사실들을 정리했다. 

ⓒAFP via Getty Images

 

협정

포괄적 공동계획(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이라고도 불리는 이 협정은 이란의 핵 야심을 억제하기 위하여 십여 년 간 국제적 협상을 벌인 결과 탄생했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피사찰 당국으로서 핵무기 보유는 금지당했지만,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존재를 18년 동안 밝히지 않았다. 비밀리에 진행하던 우라늄 농축이 2003년에 드러나자 우려가 제기됐다.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과 독일은 2015년 7월14일에 역사적 합의를 타결했다.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10년 이상 철저한 제한을 가하는 내용이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5년 7월20일 이 협정을 지지하여,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를 공식적으로 ‘종결’ 짓는데 동의했다.

JCPoA가 타결됐을 때,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는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것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도록 하는 우리 최고의 선택”이라고도 했다. 이란은 핵개발이 에너지와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늘 고수해왔으나, 사실은 핵무기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서방 국가에서 제기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이 협정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이 협정이 핵심적으로는 이란에게 충분히 강력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2015년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불법으로 [짓는] 지하 시설도 포함하여 핵시설 단 한 곳도 문을 닫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심분리기 수천 개가 계속 돌아가며 우라늄을 농축할 것이다. 이건 아주 나쁜 협상이다.” 

트럼프 역시 비슷한 우려를 표하며 “최악의 협상”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정을 준수하면 핵 관련 규제를 해제하는 ‘일몰 조항’을 문제 삼아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이 필요하긴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2025년부터 우라늄 농축 등의 활동이 가능해지는 것.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협정 내용

가장 기본적으로는 이란이 핵프로그램에 대한 막대한 규제를 받아들이는 대신, 강대국들은 이란을 표적으로 한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다. 협정 자체는 2030년까지 효력이 있으며, 그보다 일찍 끝나는 규제도 있고, 몇년 더 지속되는 사찰도 있다.

협정 체결 전까지 이란 경제는 국제적 제재와 무역 엠바고 때문에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이란은 해외 투자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과 스위프트 국제 은행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을 기대했다. 다른 협정국들은 협정이 시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언제든 이란이 적어도 앞으로 1년 동안은 핵무기를 만들 수 없음을 분명히 하여 안보를 지킬 수 있었다. 

협정에 따라, 이란은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없애거나 줄이는데 동의했다. 이란은 우라늄 비축량 98% 감축을 받아들였다. 플루토늄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자로 노심을 아락(Arak) 중수공장에서 제거하고, 우라늄 농축을 위해 필요한 원심분리기 수천 대를 줄이기로 했다. 또한 연구 개발도 제한하기로 했으며, 이외에도 여러 가지 제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란 핵시설의 모니터링과 사찰에 대한 엄격한 규정도 협정에 포함되어 있다. IAEA가 이란 핵 시설을 철저히 모니터하기로 되어 있으며, IAEA 직원들은 이란 우라늄농축 공장 등의 모습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 사찰관들은 이란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이면 어디든 광범위하게 찾아가 수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모니터링과 사찰 제도가 유지되어 온 지금까지 IAEA는 이란이 JCPoA를 준수하고 있다고 9번에 걸쳐 확인했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핵협정 탈퇴에 뒤따를 결과

트럼프가 탈퇴를 발표하자마자 유럽과 이란 측은 미국의 결정을 규탄하며, 핵협정을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란 핵협정 조인국들에게 미국이 탈퇴하더라도 이 협정을 유지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결정 때문에 이란 핵협정이 결국 무너진다면, 예상되는 결과가 몇 가지 있다. 미국 및 다른 강대국들은 트럼프가 보기에 더 좋은 조건으로 이란과 새 협정을 맺으려 시도할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재 협정의 몇 가지 부분을 재협상하여 새로운 협정을 이끌어낼 가능성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란은 새로운 협정 가능성을 거부했고, JCPoA가 파기된다면 이란으로선 미래의 협정에 참여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해왔다. 유럽이 기존 협정을 유지하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이란은 이런 접근에는 응할 수 있다는 신호를 이미 보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방법이 외교적으로는 위험하고 기술적으로는 까다롭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EU는 이란과 사업을 하는 유럽 기업이 미국의 제재를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아마 법적인 수단을 쓸 수도 있다.

협정을 우회할 방법이 없다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재개된다면, 이란에 대한 해외 투자는 씨가 마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란은 다시 핵개발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협정을 약화시키려던 강경파들로부터 벌써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의 발표가 있은뒤, 협정이 실패하면 이란은 다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재개한다면 미국과 이스라엘, 어쩌면 다른 서구 강대국들과도 충돌하는 길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What To Know About The Iran Nuclear Deal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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