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5월 08일 10시 18분 KST

트럼프가 내일 이란 핵협정 파기 여부를 발표한다

트럼프의 선택은?

Aaron Bernstein / Reuters

이란과 주요 6개국(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이 2015년 타결했던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운명이 8일(현지시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협정 파기를 공언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트위터를 통해 “8일 동부시간 오후 2시(한국시간 9일 오전 3시) 백악관에서 이란 핵협정에 관한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협정은 2015년 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 이른바 ‘P5+1’이 이란에 핵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경제제재 해제를 제시하며 체결한 협정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을 ‘최악’이라고 규정하고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그는 협정 당사국들이 재협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유예를 연장해 온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12일 재개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란은 미국이 협정을 파기할 경우, 우라늄 농축을 비롯한 핵개발 활동을 재개하고 더 나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탈퇴는 사실상 협정의 파기를 의미하기 때문에 그외 협정 당사국들은 모두 탈퇴를 만류해 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말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했고, 영국의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을 만나 이번 사안을 논의했다. 프랑스·영국·독일은 지난 몇달간 미국과 접촉하며 대안 마련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JIM WATSON via 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이란 핵협정을 탈퇴할 수 있다고 공언해 왔으나, 당분간 협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 등 주요 사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협정 파기가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내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의 의장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마크 메도우스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도 최근 데일리비스트 인터뷰에서 ”(이란 핵협정의) 시한이 중국과의 교역, 북한 비핵화 대화 시점과 일치하고 있다”며 ”전면적인 탈퇴보다는 유예가 지금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에서 체결한 협정을 3년 만에 후임자가 뒤집을 경우 미국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타격을 입게 된다. 이는 5월 말~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협상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중동에서 군비 경쟁이 일어날 우려도 제기된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할 경우 수니파 국가들을 비롯해 이스라엘까지 그에 대비하게 된다는 것. 게다가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4명의 석방을 위해서도 협정을 쉽게 탈퇴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Aaron Bernstein / Reuters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탈퇴하지 않는 선에서 대이란 제재를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이란의 국제 석유거래를 주로 겨냥한 중앙은행을 노린 (미국의) 제재들은 180일 동안 유예 기간을 가진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 기간 동안 협정 당사국들과 타협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제재 유예를 연장하지 않고, 새로운 제재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미국은 협정 파기를 피하려는 유럽 국가들과 완전한 대척점에 서게 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핵확산 방지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는 ”트럼프는 유엔 제재를 요구하는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도 ”가장 위험이 크기 때문에 실현될 가능성은 가장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