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8년 05월 02일 15시 49분 KST

법제처가 '이희호 여사 경호'에 문제없다고 해석했다

기간에 상관 없이 경호가 가능하게 됐다

지난달 2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와대 경호처가 이희호 여사를 경호하는데 대하여 법률상 경호 기간이 만료되었다며 경호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경호처장을 직권남용으로 형사고발하겠다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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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대통령 경호법)’ 제4조에서는 대통령(당선인)과 그 가족에 대해 청와대 경호처가 10년 이내의 기간 동안 경호한다고 규정한다. 필요한 경우 5년을 연장할 수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 15년 째인 2018년 2월24일까지만 청와대 경호를 받을 수 있었다.

대통령 경호처는 지난해 10월 이미 경호 대상의 경호 기간을 5년 더 늘리는 대통령 경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 개정법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법사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희호 개인을 위한 법률 개정’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대통령 경호법은 2013년 3월 한차례 개정되었다. 기존 10년에서 ‘5년 연장’ 규정이 추가된 게 이때 일이었다.

개정법에서 규정한 15년도 넘었다는 김진태 의원의 지적에 당시 경호처는 대통령 경호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 ‘그 밖에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은 경호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희호 여사는 ‘경호가 필요한 국내외 요인’으로서 경호가 가능하다는 근거를 들고 나왔다. 만약 이희호 여사가 대통령 경호법에 의한 경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는 경찰로 이관해야 한다.

‘이희호 여사 경호 논란’이 계속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직접 법제사법위원회가 관련법을 심의, 의결하지 않은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국회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동 조항에 따라 이 여사를 경호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동 조항(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에 이희호 여사가 포함되는지 여부)의 의미에 대해 해석 논란이 있다면 법제처에 정식으로 문의해 유권해석을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법제처는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법제처는 대통령 경호처가 ”경호 기간이 종료된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에 대해 대통령 경호법상 ‘경호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국내외 요인’을 적용해 경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제처는 대통령 경호처가 제공하는 경호는 ”의무적 경호 대상”과 ”임의적 경호 대상”이 있으며 ”경호 대상자의 지위 등을 고려할 때 그 경호 대상자의 신변에 위해가 초래될 경우 국가안보나 외교관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예견되는 사람(의무적 경호대상)을 미리 경호대상으로 정해 두고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경호처의 경호를 제공함으로써 국익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이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그에 준하는 사람으로서 처장이 제반사정에 비추어 그 신변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임의적 경호대상)이라면 경호처의 경호를 추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익 보호의 공백을 방지하려는 게 법의 취지”라고 해석했다.

법제처는 이어 ”“의무적 경호대상”과 “임의적 경호대상”은 서로 배타적 관계가 아니라 보완적ㆍ보충적 관계라고 할 것이므로, 한 번 전자에 해당했었다고 하여 절대로 후자에 해당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에 대한 경호처의 경호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예우인 동시에 이들의 안전이 국가의 정치적ㆍ사회적 안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고려해 경호 기간이 종료되어도 ‘그 밖에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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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처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김진태 의원은 1일 “법 해석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 법치가 아니다. 대통령이 법 해석도 혼자 다 한다”며 “아무리 국회에서 반대해도, 법대 교수들이 문제를 제기해도 소용없다. 독재도 이런 독재가 어디 있나? 대한민국 법치는 죽었다”고 반발했다.

김진태는 ”법제처는 청와대가 이 여사를 전직 대통령 배우자로 15년간 경호하다가, 이제부턴 ‘그밖에 국내외 요인’으로 옮겨 계속 경호가 가능하다고 한다”며 “하지만 전직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규정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밖에’라는 보충규정을 이 여사에게 또 적용하는 것은 법해석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전직 대통령 부인들이 다 기간이 지나 경찰 경호를 받고 있는데, 이 여사만 청와대 경호가 필요한 요인이고 다른 사람은 일반인인가?”라며“이런 어거지법 해석을 강요한 법제처장, 대통령 경호처장을 직권남용으로 형사고발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