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5월 02일 10시 47분 KST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이란 연설'은 오로지 트럼프를 위한 것이었다

"이건 네타냐후의 정치적 시도에 불과하다."

JACK GUEZ via Getty Images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4월30일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충격적 증거를 입수했다는 극적인 연설을 했다.

네타냐후는 거대한 흰 스크린 앞에서 거의 20분 동안 “이란은 큰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015년에 이란과 맺은 핵협정을 파기하라고 설득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였다.

“한 사람만을 겨냥한 연설이라는 게 분명했다. 미국 대통령이다.”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프로젝트 담당자 알리 바에즈의 말이다.

주요 사실들을 단순하게 풀어 세세하게 설명했다는 점, 영어로 연설했다는 점 등 모든 면에서 백악관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인상을 주었다.

“영어로 했다는 사실은 트럼프 정권, 아마도 미국인들에게 전하려는 의도였음을 뚜렷이 보여준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과학안보연구센터의 디나 에스판디어리의 말이다.

“핵협정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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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정에는 6개 강대국이 참여했다. 이란 정부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푸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는 이란 제재를 유예할 것인지 다시 시행할 것인지 5월12일에 결정할 예정이다. 네타냐후는 이 데드라인을 불과 열흘 정도 남겨놓은 시점에 연설했다. 제재 재개는 핵협정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이 협정을 지지했던 세계 지도자들은 최근 트럼프에게 협정 유지를 요구했다.

네타냐후는 이 연설을 통해 트럼프에게 미국은 핵협정을 파기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말한 셈이다. 네타냐후는 이란의 이스라엘 위협을 막기에는 핵협정이 충분치 못하며, 경제 제재가 완화되면 이란의 지역내 세력이 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비밀 정보기관이 올해 이란 문서를 입수했으며, 이는 이란 공직자들이 과거에  핵무기 개발 의도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이 현재 협정 조건을 위반하고 있다는 증거를 내놓지는 않았으며, 이란이 2009년 이후 핵 무기 개발을 중단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평가를 뒤집는 문서로는 보이지 않는다.

“네타냐후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한 정보를 더 보여준 것 뿐이었다.” 에스판디어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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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 서류들이 2009년 이전의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 더 자세히 보여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이란의 현재 활동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란의 핵협정 준수를 검증하는 IAEA는 몇 년 전에 이미 네타냐후의 이번 연설의 핵심 사항들을 언급했다.

“네타냐후의 연설과 IAEA의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최종 보고서를 비교해 보면, 네타냐후가 한 말은 IAEA가 이미 다 한 말이다.” 몬테레이의 미들버리 국제관계연구소 동아시아 핵확산 방지 프로그램장 제프리 루이스의 말이다.

“이건 네타냐후의 정치적 시도에 불과하다.”

네타냐후는 오래 전부터 이란 핵협정에 반대해왔다. 2015년에 협정을 반대해 달라고 미 의회에 청원하기까지 했다. 트럼프 집권 이후 네타냐후의 이러한 요구에 대한 반응이 보다 호의적으로 바뀌었고, 네타냐후의 이번 연설 후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이번 문서들은 이란 핵협정이 ‘사상 최악의 협정’이라는 자신의 거듭된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오늘 일어난 일, 최근 있었던 일들, 우리가 알게 된 것들은 내가 그동안 했던 말이 100% 옳았다는 걸 보여준다.” 트럼프의 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네타냐후의 연설은 핵협정에 엄격한 사찰 체계와 합법적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 것뿐이라고 말한다.

“이란이 과거에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바로 지금 핵협정이 필요한 이유다.” 에스판디어리의 말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Benjamin Netanyahu’s Big Speech On Iran Was Aimed Directly At Trump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