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5월 01일 17시 26분 KST

'트럼프는 멍청이' 험담했다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경질설에 휩싸였다

경질설이 처음은 아니다.

Jonathan Ernst / Reuters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보훈장관으로 고려되고 있다.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불화설도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보도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백악관에서 ‘숙청’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켈리 비서실장을 보훈장관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 보도했다. 군 장성 출신인 켈리는 하원의원 경력에다가, 병원 임원을 역임한바 있다. 최근 보훈장관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주치의인 로니 잭슨이 지명됐으나, 각종 스캔들로 스스로 사퇴했다. 

트럼프는 최근 37만명이 인력을 가진 보훈부를 운용할 ‘정치적 능력’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며, 보훈장관 후보를 폭넓게 찾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켈리를 보훈장관으로 지명하려는 배경은 그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까다로운 상원의 인준을 받은 경험이 있는 등 의회와의 원만한 관계가 거론된다.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대통령과 고위 참모들 사이에서 켈리를 보훈부로 보내는 가능성이 논의되어 왔다”고 전했다.  

Jonathan Ernst / Reuters

 

켈리의 보훈장관 이동설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보도 직후 나왔다. 엔비시(NBC)는 30일 켈리가 대통령의 지능을 모욕하고, “멍청이”라고 불렀다고 보도했다. 

엔비시의 이 보도에 대해 켈리는 이례적인 성명을 내고는 “완전히 엉터리”라고 부인했다. 그는 “나는 누구보다도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솔직하고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나는 대통령과 그의 의제, 우리 조국에 충성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켈리가 대통령을 “불안정”하다고 말했다는 시엔엔의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가 엉떠리 얘기를 만들어 내고, (존재하지 않는) 익명의 취재원만 이용한다. 그들이 완전히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와 켈리의 불화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트럼프는 켈리가 자신을 제치고 백악관 참모들과 논의하는 방식에 자주 짜증을 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켈리는 백악관 운영에서 충동적인 트럼프의 언행을 견제하는 한편 트럼프가 발탁한 참모들의 기강을 잡으면서 트럼프와 충돌한 것으로 전해진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켈리는 미국을 재앙에서 구하고 있는 ‘구원자‘로 자신을 묘사하는 한편 백악관 참모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불러왔다고 엔비시는 8명의 전·현직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자신을 ‘참사‘에 맞서서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충동을 제어하는 ‘외로운 방어벽’으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그는 의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험담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가 뭔지도 모른다. 멍청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켈리는 “내가 여기 없었으면 우리는 3차 세계대전에 들어갔을지도 모르며 대통령은 탄핵당했을 수도 있다”는 어조의 발언도 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도 켈리가 자신에 대해 험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임명과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후임 인선 과정 등에서 자신이 원하는 인사를 임명하려는 ‘장난’을 쳤다고 생각한다고 전해졌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도 트럼프를 멍청이라고 부르며 평가절하했다는 보도가 지난해 10월에 있었다. 당시 틸러슨과 트럼프 모두는 이 보도를 부인했으나, 트럼프는 결국 올해 3월 들어 틸러슨을 전격 해임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트럼프를 멍청이라고 험담했다는 구설수에 올랐다가 결국 올해 경질됐다.

켈리 비서실장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틸러슨 전 국무장관 등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를 견제하면서 워싱턴 주류들의 의견과 태도를 반영하는 ‘어른들의 축’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가 백악관을 떠나면, 이 ‘어른들의 축’이 약화되는 한편 백악관도 완전히 트럼프의 친정 체제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