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홍준표가 '판문점 선언'을 비난하며 미국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미국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 허완
  • 입력 2018.05.01 15:15
ⓒ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대하는 방식은 아주 적절한 방식”이라고 추켜세운 적이 있다. ”깡패를 다룰 때는 깡패와 똑같은 식으로 다뤄야 한다. 신사적인 방법으로는 말을 듣는가.” 당시 그의 말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는 지금, 홍 대표는 미국이 ”미봉책으로 합의해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루가 멀다하고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비판하고 있는 홍 대표는 1일 ”보다 냉철하게 남북문제를 바라보자는 것”이라며 이같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Handout . / Reuters

 

홍 대표는 ”폭주하던 북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일”이라면서도 ”미국까지 끌어들인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완전한 핵폐기 회담이 아닌 북의 시간 벌기, 경제제재 위기 탈출용으로 악용될 경우 한반도에는 더 큰 위기가 온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제비 한마리 왔다고 온통 봄이 온듯이 환호 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이 주장하듯이 핵물질.핵기술 이전 금지, 핵실험 중지, ICBM개발 중단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 하는 것으로 북핵합의가 될 경우 우리는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겁니다.

미국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미봉책으로 합의해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홍준표 페이스북 5월1일)

홍 대표가 언급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의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중앙일보에 실린 대담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미국에 북한의 핵심 위협은 핵이 아니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핵은 제외한 채 ICBM 발사 중지만 합의하고 협상을 타결하면 우리로선 악몽이다. 미국은 인도·이스라엘·파키스탄이 ICBM을 갖지 않겠다고 하니까 그들의 핵 보유를 다 허용한 전력이 있다. 따라서 한·미는 북핵과 ICBM을 절대 분리하지 않고 ‘공동의 안보 위협’으로 인식해 둘 다 제거해야 한다. (중앙일보 4월30일)

 

ⓒSAUL LOEB via Getty Images

 

그러나 이같은 우려는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가장 강경한 입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CVID’로 알려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그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평범한 합의”는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비핵화라는 핵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도 하지 못했던 일을 내가 해냈다!’고 자랑삼아 말할 명분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가 비핵화 없는 합의가 이뤄지도록 내버려둘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홍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 다음날인 28일, ”미국은 이런 류의 위장평화 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개최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연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홍 대표는 이 글에서 ”우리는 남북대화를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며 ”완전한 핵 폐기 없는 평화는 위장 평화일 뿐”이라고 적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남북대화를 결코 반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핵 폐기 없는 평화는 위장 평화일 뿐이고 5000만 국민은 북핵의 노예가 될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깨어 있는 국민이 자유대한민국을 지킵니다. (홍준표 페이스북 5월1일)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북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자유한국당 #홍준표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