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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에 나온 옥류관 랭면의 면발은 다소 질겼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품평을 내놨다.

ⓒKOREA SUMMIT PRESS POOL via Getty Images

진짜 냉면 맛을 아는 마니아라면 새삼스럽지 않을 테지만 ‘평양냉면‘이 한반도에 찾아온 ‘봄의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27일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회담과 이후 열린 환영만찬에선 ‘평양냉면‘이 단연 화두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 초입에 ‘평양냉면‘을 대화 주제로 올려 서먹하고 딱딱했던 분위기를 순식간에 눅였다. 주요 외신들은 만찬의 주요 메뉴였던 평양냉면을 ‘평화의 상징‘으로 보도하며 유래와 제조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 평양냉면 맛집은 정상회담 효과로 ‘인산인해’다. 가히 열풍이라 할 만하다.

재계에서도 경제계 대표로 만찬에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평양냉면 예찬론’이 화제다. 박 회장은 평소에도 냉면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회장이던 2013년 어느 여름 날 점심에 직원들과 서울 동대문 회사 인근 냉면집에서 평양냉면 번개를 했던 일화도 자주 회자된다. 식사를 마친 후 지갑을 두고 온 것을 뒤늦게 알게 된 박 회장이 외상을 할 뻔했다는 내용이다.

박 회장은 만찬 참석 후 소회를 담은 페이스북 글에서 ”만찬 음식의 꽃은 옥류관 랭면이었다”며 직접 맛 본 경험을 소개했다. ”생각보다 면발은 질긴 편이었는데 소고기, 닭고기, 꿩고기 등으로 국물을 내었다는 육수가 일품이었다”고 했다.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아쉬워하던 찰나 나이 지긋한 북측 인사가 건넨 비빔냉면 같은 쟁반국수를 먹는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 젓가락 뺏어 먹어 아쉬웠다고도 했다.

현장에서 북측 인사들에게 전해 들은 북한식 평양냉면과 서울식 평양냉면의 차이도 전했다. 박 회장은 ”오늘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평양냉면은 감자전분을 써서 면이 질긴 편이고 국물도 간장을 써서 색이 진하다고 한다”며 ”서울의 말갛고 투명한 육수는 서울에 적응한 ‘서울식’이란다”라고 썼다.

그러면서도 ”맛있게 먹었는데 왠지 입안에 낯설지 않았다”고 했다. 32년 전인 1986년 일본의 어느 한국 식당에서 맛본 냉면이 만찬장에서 맛 본 옥류관 냉면과 비슷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더위가 가시며 입안에 만족감을 가득 주던 (당시) 냉면 맛이 서울과는 많이 다르다 싶었는데 일본식으로 변형된 냉면이겠거니 생각하고 말았다”며 ”(지금 보니) 짙은 색의 육수가 내는 시원한 감칠맛은 ‘평양식’이었음이 틀림없다”고 회상했다.

박 회장은 ”입 안에 찾아 온 재회의 느낌이 그래서였던 것 같다”며 ”언제나 옥류관 냉면을 다시 만나려나”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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