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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비공개로 나누었던 대화들(전문)

많은 대화가 있었다.

  • 강병진
  • 입력 2018.04.27 14:28
  • 수정 2018.04.27 15:2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가 실시간으로 중계 된 건, 오전 회담과 함께 나온 모두발언 뿐이었다. 처음으로 악수를 하고, 의장대 사열을 한 후 평화의 집 내부를 둘러보는 동안 두 정상은 어떤 대화를 했을까.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월 17일, 낮 12시 15분.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들을 정리해 브리핑했다. 아래는 윤영찬 수석의 브리핑과 판문점 공동 취재단의 취재내용을 대화방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첫 만남

ⓒHandout . / Reuters

김정은 위원장(이하 김정은) :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하 문재인) : 오시는 데 힘들지 않았습니까?

김정은 : 아닙니다.

문재인 : 반갑습니다.

ⓒHandout . / Reuters

김정은 :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런 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준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

문재인 :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

김정은 : 아니아니, 아닙니다

문재인 :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김정은 : 반갑습니다

문재인 : 이쪽으로 서실까요?

ⓒHandout . / Reuters

 김정은 위원장, 군사분계선 넘어 남측으로 옴

문재인 :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을까요?
김정은 :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고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감)

ⓒHandout . / Reuters

전통 의장대 행렬 도중

ⓒ한국공동사진취재단

문재인 : 외국에서도 전통의장대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오늘 보여준 전통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네요.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김정은 :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 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습니다.

 

의장대 사열 끝난 후

ⓒInter-Korean Summit Press Corps

김정은 : (양쪽 수행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나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문재인 :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네요.(예정에 없었던 포토타임을 가짐)

 

평화의 집 로비

김정은 위원장, 민정기 화백의 북한산 그림을 본다

김정은: 이 그림은 어떤 기법으로 그린 건가요?

문재인: 서양화인데, 우리 동양적 기법으로 그린 겁니다.

 

평화의 집 환담장 입장

문재인 대통령,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을 소개하다.

문재인 : 이 작품은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의 글씨를 작업한 겁니다. 여기에 보면 ‘서로 사맛디’는 우리말로 ‘서로 통한다’는 뜻입니다. 글자에 미음이 들어가 있습니다. ‘맹가노니’는 ‘만들다’라는 뜻입니다. 거기에 기역을 특별하게 표시했지요. 서로 통하게 만든다는 뜻이고, ‘사맛디’는 ‘미음’은 문재인의 미음, ‘맹가노니의’ ‘기역’은 김 위원장의 기역입니다.

김정은 : 세부에까지 마음을 썼습니다.

 

수면 생활에 대한 대화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습니까?

김정은 : 새벽에 차를 타고 개성을 거쳐서 왔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아침에 일찍 출발하셨겠습니다.

문재인 : 저는 불과 52키로미터 떨어져 있어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김정은 :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습니다.

문재인 : 김 위원장께서 우리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을 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잘 것 같습니다.

김정은 :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습니다. 불과 200미터를 오면서 왜 이리 멀어보였을까, 또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습니다. 원래 평양에서 문 대통령님을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것이 더 잘됐습니다. 대결의 상징인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문재인 : 청와대에서 오는데 도로변에 많은 주민들이 환송을 해 주었습니다. 그만큼 오늘 우리 만남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대성동 주민들도 다 나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리 어깨가 무겁습니다.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백두산에 대한 대화

ⓒHandout . / Reuters

문재인 대통령, ‘장백폭포’와 ‘성산일출봉’ 그림을 소개하다.

문재인 : 왼쪽에는 장백폭포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그림이 있습니다.

김정은 : 문 대통령께서 백두산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 나는 백두산을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가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나는 북측을 통해서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습니다.

김정은 :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습니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고요.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습니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습니다.

문재인 :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6.15 10.4 합의서에 담겨 있는데 10년 세월 동안 그리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습니다. 김 위원장께서 큰 용단으로 10동안 끊어졌던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습니다.

김정은 : 기대가 큰 만큼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큰 합의를 해놓고 10년 이상 실천을 못했습니다. 오늘 만남도 그 결과가 제대로 되겠나느라는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짧게 걸어오면서 정말 11년이나 걸렸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우리가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습니다.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야 못해질 수 있겠습니까?

 

오늘의 주인공은 너와 나

ⓒHandout . / Reuters

김정은 : 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에 대화를 해보니 마음이 편합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합니다.

문재인 :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입니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 할 것입니다. 과거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시작한지 이제 1년차 입니다. 제 임기 내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은 : 김여정 부부장의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과 북의 통일의 속도로 삼읍시다.

문재인 :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김정은 : 이제 자주 만납시다. . 이제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습니다.

문재인 : 북측에 큰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수습하시느라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김 위원장께서 직접 나서 병원에 들러 위로도 하시고, 특별 열차까지 배려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김정은 :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왔고,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님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습니다. 꼭 좋은 앞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문재인 :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주인입니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오전 정상회담이 끝난 후

ⓒHandout . / Reuters

김정은 : 내가 말씀드리자면 고저 비행기로 오시면 제일 편안하시니까, 우리 도로라는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불편합니다. 제가 오늘 내려와보니까 이제 오시면 이제 공항에서 영접 의식을 하고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습니다.

문재인 : 그 정도는 또 남겨놓고 닥쳐서 논의하는 맛도 있어야죠(웃음)

김정은 : (웃음) 오늘 여기서 다음 계획까지 다 할 필요는 없지요.

ⓒHandout . / Reuters

문재인 : 아주 오늘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뤄서 아주 우리 남북의 국민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아주 선물이 사람 될 것 같습니다.

김정은 : 많이 기대하셨던 분들한테 물론 이제 시작에,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리 오늘 첫 만남과 오늘 이야기 된게 발표되고 하면 기대하셨던 분들이 조금이나만 기대를 만족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재인: 감사합니다.

김정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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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김정은 #남북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