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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소액주주가 뭉쳐 조양호 일가 경영권을 박탈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국민연금이 동참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대한항공 소액주주들의 반란이 시작된 걸까?  `갑질’ 논란에 휘말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조씨 일가의 경영권을 박탈해 대한항공의 기업가치를 지키자는 공개 제안이 나온 것이다. 법률사무소(로펌)가 총대를 멨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이앤파트너스(J&Partners) 법률사무소는 24일 대한항공 주주들에게 보내는 형식의 글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을 비롯한 몇몇 경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제이앤파트너스는 이 글에서 “한진 일가의 ‘갑질’ 논란과 이로 인한 대한항공 주식가치 훼손 문제에 대해 적지 않은 주주가 문의를 해왔다”며 “주주들의 의지를 모아 대한항공 경영진을 교체하는 운동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제이앤파트너스는 “한진 일가가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부터 최근 ‘물벼락 갑질’ 논란, 탈세 의혹 등으로 대한항공의 신뢰와 기업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켰지만, 책임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을 좌지우지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한진 일가의 지분은 대한항공 시가총액의 11%에 불과하다”며 “대한항공 주주들의 힘을 모아 원칙과 상식을 실현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제이앤파트너스는 홈페이지에서 “2008년 고품질의 종합 법률서비스 구현을 목표로 설립”됐으며, “국내외 모든 민, 형사 소송을 기본으로 금융, 국제거래, 해외투자 분야에 특화된 로펌을 지향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대한항공 소액주주를 모아 주주총회를 열도록 요구하고, 주총에서 이사진 변경을 요구해 관철시킨 뒤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를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앤파트너스 박홍조 변호사는 서울경제에 “주식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주주들을 접촉해 위임 여부를 협의하고 소액주주들도 모아 이번 일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소액주주들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액주주의 반란이 도모되는 배경엔 최근 조씨 일가의 갑질과 탈세 의혹 등으로 대한항공의 브랜드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깎이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실제 연합뉴스TV에 따르면, 브랜드 가치를 토대로 거래가 이뤄지는 브랜드 증권거래소에서 24일 대한항공의 브랜드 주가는 46만9000원으로 13개월 만에 가장 낮게 나타났다. 반면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총수 일가 논란이 불거진 뒤 브랜드 주가가 20% 급등하면서 대한항공을 앞질렀다. 앞서 대한항공은 2014년 `땅콩회항’ 사건 때도 사건 다음날 곧바로 1위를 빼앗기고 1년4개월 지나서야 1위를 탈환한 바 있다. 이번에 다시 총수 일가 갑질 파문으로 기업 이미지와 가치 하락에 직면한 셈이다.

다만 소액주주들의 집단 행동이 실제 경영진 교체로 이어질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총수 일가 비위가 대한항공 경영수지 악화 등 경영상의 실패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 한 추상적인 이미지나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경영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소액주주의 움직임이 청와대 청원 등을 통해 공론화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실제로 결합할 경우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2.68%를 보유해 ,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29.96% 보유)에 이어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또 한진칼의 지분도 11.58% 가지고 있어 조양호 회장(17.70%)에 이어 2대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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