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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24일 16시 40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4월 24일 16시 40분 KST

저는 국민TV에서 퇴직했습니다, 아니 해고됐습니다

‘진보’, ‘민주’, ‘대안’, ‘공정’ 같은 온갖 좋은 말을 참칭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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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결국 국민TV에서 퇴직했습니다. 아직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았으니 퇴직했다고 말하는 게 조금 성급하긴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심과 신, 모든 것을 정리했습니다.

이실직고하자면, 사실상 해고입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복잡한 과정들이 있었지만, 정직 3개월의 징계가 확정됐고, 어떤 생계 활동도 허용하지 않는 정직이란 결국 퇴직 종용, 즉 분명히 해고와 다름없음을 잘 알고 있어 퇴직원을 제출했습니다.

복잡한 과정이라 말했지만 일련의 사태는 매우 간단합니다. 국민TV의 주된 지지층이 ‘신봉’ (그래요, 그건 신봉이라는 말 외엔 적당한 표현이 없어 보입니다. 무비판적이고 무조건적인 사랑, 그건 신뢰나 호감같은 미지근한 표현으론 나타낼 수 없어요. 그건 도그마에 기반한 신봉에 가깝습니다) 하는 이들에게 비판적인 방송을 만들었고, 그 방송을 만든 것이 잘못이라고 사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징계를 받았습니다.

오늘 제 징계를 결정한 인사위원회에서는 ”노동자에게 해고는 너무 가혹하기 때문에 정직 3개월에 처한다”는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아전인수 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박봉에 초고강도 노동을 감내하던 노동자에게 3개월 동안 어떤 경제적 이득도 취하지 말 것을 강제하는 일이 도대체 해고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목숨줄을 쥐락펴락하면서 끝내 자기 손엔 피 한방울도 묻히지 않겠다는 놀부 심보가 가소롭기도, 가증스럽기도 합니다. 그건 아마 지독한 인지부조화. 그들을 보면서 짚더미에 대가리를 처박고 자기는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 믿는 닭이 연상됐다면 오바일까요.

오늘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선 쿨한 척 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노력이 무슨 의미였을까 싶긴 합니다.. 얼굴에 그 우울과 참담함이 그대로 다 드러났을 텐데요) 실은 매우 답답하고 아득합니다. 해고만은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뿌듯해 할 그들의 얼굴을 그리면 십수년 전에 먹은 컵라면 사리마저 역류할 것 같아요.

아무튼 퇴직했습니다. 사실상 해고됐습니다. 하지만 문서상으로는 해고가 아니어서 어떤 대응과 조치도 할 수 없는 최악에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술김에 주절거리는데, 참 기분이 더럽습니다. 그동안 뭔가 일이 있는 척, 괜히 우울한 척 하면서 데면 하게 굴었던 이들에게 이제는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어서 위로를 빙자해 술을 사주세요. 실직자의 우울한 포지션을 잘 유지하면서 동석하겠습니다.

회사의 결정에 따른 제 입장을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몰라서 뭐라도 써볼까 싶었습니다만, 사실 저따위 잘린 게 뭐 대수라고 그건 거 궁금해 할까 싶어서, 오늘 인사위원회에 제출한 제 소명서로 갈음하겠습니다.

 

 

 

 

1. <징계사유 1> <까고있네> 제작에 대하여

징계제청자는 “뚜렷한 근거나 정당한 사유없이 특정인사를 비방하고 심지어는 허위사실을 인용해 특정인을 비방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인사위원 중 일부가 방송 내용 중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MBC 배현진 전 기자의 뉴스데스크 하차’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이를 ‘가짜뉴스’라느니,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내용을 방송한 무능’이라느니 하는 말이야 말로 제작진과 출연진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입니다.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방송인 김용민 씨와 이상호 전 기자를 ‘언론인이 아니’라고 말한 것, 유시민 전 장관을 386적폐라고 지칭한 것이 그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본인에 대한 해고 (해고를 포함한 징계)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실 김용민, 이상호, 유시민 중 어느 누구라도 본인이나 국민TV에 명예훼손의 책임을 물어왔는지를 먼저 묻고 싶습니다. 피해자가 본인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데, 우선 나서서 그들의 명예를 훼손했으니 자사의 직원을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일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애초에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입니다.

그보다, 김용민, 유시민, 이상호에 대한 방송내의 발언 중 사실이 아닌 것이 단 하나라도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하여 그들이 의사가 있다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 가능하기라도 한지도 묻고 싶습니다. 방송의 어떤 부분에 의해, 어떤 누구의 명예가 어떻게 실추됐는지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저 “그들이 우리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면 어쩌려느냐”고 묻는 것이 언론사의 경영진이 보일 올바른 태도인지 역시 되묻겠습니다. 노파심이지만, 혹여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가능하다는 반박은 없기를 기대합니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정당한 문제제기와 언론의 공적기능을 약화시키는 악법이라는 논의가 진행된지 오래입니다.

사실 이 몰상식한 현상은 이사회가 발표한 지난 입장문을 통해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사회는 지난 3월 2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까고있네> 출연진의 급진적이고 왕성한 비판활동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음을 인정”하지만 “이 방송내용이 국민TV의 정체성과 부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방송을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각자 처한 위치와 환경이 다르고 정치적 입장에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지난 9년간 언론을 장악하고 국정을 농단한 세력의 척결이라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심정적으로 연대해온 분들”에 대한 “급진적인 비평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업로드 중단조치의 배경”이라고 설명합니다. 축약하자면 ‘심정적으로 연대해 온 우리편에 대한 비판은 그것이 비록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용납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언론사의, 더욱이 진보와 대안, 언론정상화라는 대의를 스스로 천명하는 언론사의 경영진이 공식적으로 (심지어 머리말엔 널리 퍼뜨려달라는 부탁까지 첨부해서!) 발표한 입장이라곤 상상하기 어려울만큼 편협합니다. 우리편을 보위하려는 언론, 우리에게 힘이 돼주었던 이의 은덕을 기억하는 언론, 우리편에 대한 비판에선 부러 날을 무디게 만드는 언론. 그런 언론들을 적폐언론이라고 부르고 그런 기사와 콘텐츠를 작성하는 기자를 기레기라고 부르지 않았습니까? 스스로 진보와 대안, 정상화의 대의를 버리고 적폐와 기레기의 길을 선택한 경영진이 부끄럽고 안타깝습니다.

 

1-1. <징계사유 1>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

제 징계사유로 언급된 단체협약 40조 1-9항은 “사회통념상 고의 또는 중과실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고사유가 된다고 명시합니다.

먼저 ‘사업의 막대한 지장’과 ‘재산상의 손해’에 대하여 짚어보겠습니다. 경영진이 제시한 재산상의 손해는 <까고있네> 방송이후 조합원의 감소추세가 더욱 가속되었고 이것이 재정에 적자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조합원 감소추세는 국민TV 창립이후 조합원 수가 정점을 찍었던 2014년 이후 계속된 추세입니다. 방송이후 그 추세가 가속한 경향이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그 폭이 200~300명에 그칩니다. 이것이 ‘해고사유’가 될 막대한 지장, 재산상의 손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이 조합원 감소세가 <까고있네>를 방송한 때문인지, <까고있네>방송 기획을 통과시키고서 이후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합리적인 논의와 정당한 절차 없이 독단적으로 삭제한 경영진의 무책임함에 있는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상식적으로 <까고있네> 방송이 공중의 공간에 게시돼 있던 시간은 열흘 남짓입니다. 그 열흘은 방송이 대중에게 평가받고 그에 따른 경영상의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보기에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까고있네>의 방송지속이 가져왔을지 모를 경영 호전의 가능성도 경영진이 애초에 차단했습니다. 미래가치를 부정하고 과거의 책임은 일부 직원에게 전가하는 악습의 전형을 현 국민TV 경영진이 보이고 있습니다. 조합원의 감소와 그에 따른 경영악화의 책임을 일개 직원에게 전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경영 악화의 책임은 차라리 지난 수 년동안 경영의 호전을 위해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경영진의 안일함과 무능에 있습니다. ‘흑자전환’을 자랑하지만 그 실체란 수년동안 발전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회사에 환멸을 느끼고 떠난 인력들의 임금공백으로 이뤄낸 것 아닙니까? 말인즉슨 사람이 떠나도 그 자리는 채워지지 않고 그 때문에 콘텐츠의 질은 하락하는 악순환이 만들어낸 아이러니한 흑자라는 말입니다. 그동안 경영진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상상력을 발휘했고, 어떤 시도를 해왔습니까? 조합원들에게 손을 벌리고, 직원들에게 고통을 분담해달라 요구하는 것 말고 어떤 노력이 있었습니까?

제가 이 콘텐츠를 기획한 의도란 결국 새로운 상상력과 색다른 시도에 있습니다. 더 이상 기존의 국한된 시청층, 청취층에 의존해서는 살길을 도모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생존의 시도였습니다. 조합원들이 모여있는 텔레그램 채팅창 바깥, 서로의 대소사를 전달하는 네이버 밴드 바깥의 세계에 더 많은 사람과 더 넓은 세계가 있습니다. 그 세계로 진출하지 않으면 결국은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절박함입니다. 그 바깥의 세계에서 국민TV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그래서 현장의 취재원들에게 국민TV는 어떤 의미인지 알아야 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적어도 오늘의 국민TV는 애초 창립의 취지에서 한참은 어긋나 있습니다.

경영진은 지속적으로 ‘공중파 언론이 정상화되면서 대안언론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그 좁아진 입지를 회복하기 위한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입니다. 좁아진 입지를 회복하는 일이란, 우리가 지금 딛고 있는 지형의 한계를 인정하는 일이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른 세계를 지향하는 일이며, 기존의 것을 부정하고 극복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괴로운 일이기도 하고 지난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 원인이 편협함이었다면 차라리 다행입니다. 그 원인이 무능함이었다면 이 조직에 애정을 두고 시간을 담았던 저로서도 참담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2. <징계사유 2> 근무태만에 대하여

지난 11월, 프리랜서 계약으로 국민Tv와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보도팀에 인원이 없어 취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MB와 다스에 대한 프로젝트 취재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국민TV에 다시 입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당시 제안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보도팀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선 기자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데스크가 필요한데, 현재로선 경험과 역량을 갖춘 데스크를 영입하기 어렵다. 신입기자들을 뽑고 당분간 네가 선배기자로서 임시의 데스크를 맡으면서 서서히 상황을 호전시켜 점진적으로 보도팀을 정상화하자.’

그리하여 마침내 1월에 재입사하게 됐을 때 전 보도팀장 내정자였고, 보도팀엔 취재기자가 1명도 없었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첫 번째 역할은 신입기자를 뽑고, 신입기자가 현장에 투입될 수 있게 교육을 담당하고, 그 데스크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역할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재입사에 즈음하여 <민동기의 뉴스바>는 불미스럽게 폐지됐고, 제작국 직원들의 잇따른 퇴사러쉬가 이어졌습니다. 간판프로그램이라는 <맘마이스>를 비롯해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던 김용민 씨가 갑작스레 모든 프로그램에서 물러날 의사를 표했습니다. 프로그램의 공백이 길어지면 안된다는 이사장의 잇따른 주문이 있었고,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데 역할을 다해야 했습니다.

정리하자면 1월부터 3월까지 전 보도팀 운영 계획을 생산해야 했고, 실제로 보도팀을 운영하며 신입기자들의 취재와 기사작성을 지원해야 했습니다. 프로그램 공백을 매우기 위해 여러편의 프로그램 기획안을 작성하고 실제로 성사시키기 위해 수많은 미팅과 회의를 지속해야 했습니다.

석달동안 기사를 6건 썼고, 사무실 출입기록이 명확하지 않아 근무태만이라는 징계제청자의 주장은 사실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언론사의 업무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고 제게 징계를 주기 위한 악의적 징계제청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일입니다. 누워서 침뱉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tv

 

지난 3월 대의원총회에 제출된 <방송제작국 운영계획>에 첨부한 방송제작 기획안만 6건입니다. 거기엔 인력확충을 위한 고용노동부 지원제도 활용방안도 있습니다. 완성된 기획안이 6건이지 그 사이 회의단계에서 폐기되거나 섭외 문제로 무산된 기획안은 숱합니다. 지원제도 활용방안도 하루아침에 뚝딱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온갖 경우의 수를 활용하고 계산해가며 최적의 인력확충 방안을 만드는데도 며칠 밤을 꼬박 새워야 했습니다. (사실 이 경우엔 작성을 하면서도 억울했습니다. 이런 경영 방침에 대한 연구는 제 일이 아니니까요. 물론 팟캐스트 제작기획 역시 마찬가지지만 말입니다.) 조금 치사한 생색같습니다만, 저를 비롯해 이번 징계대상자가 된 제작진들이 그렇게 숱하게 밤을 새고, 명절에도 회의를 하고, 퇴근하다가도 다시 돌아와 일을 할 동안 도대체 경영진에서는 출퇴근 카드를 찍는 것 말고 어떤 일을 했습니까? 누가 누구에게 근무태만을 물어야 합니까?

“취재현장에 잠시 들렀다 사라진 후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았으니 무단 결근 내지는 근무태만”이라고 적힌 징계제청 내용을 보면서는 모종의 수치심마저 들었습니다. 저는 취재원을 만나고 내용을 학습해야 데스킹을 할 수 있는 경력이 모자란 기자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동안은 대부분 각 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타사 선배기자들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자문을 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미리 기획취재 아이템을 선정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동안 제가 뭘 했는지 후배기자들을 불러 일일이 취조하시는 노력에 경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수습기간이 끝나지 않은 후배들에게 취업규칙을 친절히 읽어주시며 ‘해고사유’를 운운하던 그 친절함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도대체 왜 징계제청자의 무지와 치졸함 때문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 건 제 몫인가요.

 

3. 마치며

저를 징계하겠다는 경영진의 각고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인사위에는 빠졌지만 처음엔 제가 고의로 회사의 문서를 파기, 훼손했다는 징계사유도 있었습니다. 그걸 위해서 제 개인컴퓨터를 제출하라고 하셨던가요. 로그기록을 확인하겠다고.

전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조합원들의 지향과 취향을 더욱 세심하게 배려하지 않았다는 실수가 제가 가까스로 생각해낸 제 잘못의 전부입니다만, 그것은 실수이지 징계사유는 아닙니다. 더욱이 전 조합원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제안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여전히 믿습니다. 그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진이 조합원 전체의 뜻을 감히 ‘참칭’하고 있지만 정말 새롭고 건강한 언론을 지향했던 조합원들이 ‘우리편만 사랑하는 방송’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는 믿기 어렵습니다.

<까고있네>가 정말 너무 재미없어서 고작 회당 10만원의 출연료도 아까울만한 콘텐츠라서 폐지를 제안했다면 어쩌면 저는 순순히 수긍했을지도 모릅니다. (‘한 10회 정도까지만 기다려주세요.’라고 간청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 경영진이 선택한 최악의 대처에는 수긍할 수 없습니다. 우리편을 ‘까는’ 방송은 용납할 수 없고 그 불관용에는 어떤 합리적 대화와 민주적 절차도 필요 없다는 그 용감할 정도의 편협함을 수긍한다면 비단 국민TV뿐 아니라 결국은 언론 지형, 나아가서는 사회 전체에 끼칠 악영향을 용인하는 꼴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반발은 해고위협과 징계, 더 약한 대상에 대한 강압으로 극복하겠다는 폭력적 태도, 그리고 그것이 폭력인지도 모르는 인지부조화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합니다. ‘진보’, ‘민주’, ‘대안’, ‘공정’ 같은 온갖 좋은 말을 참칭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결국 이 문제의 근본적인 책임은 이사회의 편협함과 폭력성에 있으며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 징계제청 자체를 즉시 무효화 하고 그동안의 잘못과 만행에 대해 사과하는 길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