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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어떻게 진행될까?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 핵개발 역사의 상징적 장소

북한이 4·27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전격 폐기를 결정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 핵개발 역사의 상징적 장소다.

ⓒDigitalGlobe/ScapeWare3d via Getty Images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4월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과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을 결정했다고 21일 전했다. 이 ‘북부핵시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의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북한이 2006년(10월9일)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5월25일), 2013년(2월12일), 2016년(1월6일, 9월9일), 2017년(9월3일) 등 10여년에 걸쳐 모두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곳이다.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는 해발 2205m의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해방 1000m 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암반 대부분이 단단한 화강암으로 핵실험 이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아 핵실험을 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춘 곳으로 알려져 있다. 1차 핵실험은 동쪽 갱도(땅굴), 2·3차 실험은 서쪽 갱도, 4·5·6차 핵실험은 북쪽 갱도에서 각각 진행됐다고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미 풍계리 핵실험장이 노후화로 더이상 핵실험을 단행할 수 없는 단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3월23일 최근 남북, 북-미 사이 전격적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위성사진으로 관찰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 공사가 현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이 어떤 식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07년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2단계 조치(10·3 합의)에 따른 ‘핵시설 불능화’의 일환으로 북한은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시설인 냉각탑을 폭파한 바 있다. <시엔엔>(CNN) 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된 이 장면은 북한 비핵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실제 핵시설 불능화에 필요한 과정이었다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비핵화’를 원했던 한·미의 요구에 따른 조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 때도 핵 불능화 자체와는 큰 관련이 없는 대외적인 선포였다”며 “이번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도 그런 뉘앙스가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방북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내정자가 김 위원장과 만났을 당시 북-미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관련 조율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미는 영변 냉각탑 폭파에 8개월 앞서 2007년 10월에 이미 이를 합의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첫 가시적 조처로 풍계리 핵시설 폐기를 선언한 만큼 이후 갱도 폭파 혹은 입구 폐쇄 등 ‘깜짝 쇼’를 벌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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