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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만난 아베가 넥타이를 바꿔 맨 이유

아베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플로리다를 방문 중이다.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4월17일(현지시간)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인 ‘마라리고 리조트’에서 4월18일부터 진행되는 정상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와 경제 관련 현안에 대해 미국과의 동맹을 재확인하는 내용이 주요 현안으로 등장할 계획이다. 

마라리고 리조트에 도착한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영접을 받았다. 그런데 카메라에 잡힌 두 정상의 모습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파란색 바탕에 흰색 줄무늬가 들어간 거의 같은 디자인의 넥타이를 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정상이 같은 넥타이는 맨 사실은 일본·미국 언론에서도 화제가 됐다. 사전에 조율된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관방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두 정상의 넥타이는 “완전한 우연”이라고 말했다. 

“어제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맨 넥타이 무늬가 우연히 일치했습니다. 아베 총리에게 확인했지만 완전한 우연이라고 합니다. 마음이 맞는다는 뜻입니다. 오늘골프 회동에서도 유익한 대화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야스토시 장관 트위터

실제로 각국 정상들은 외교 무대에서 넥타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른바 ‘넥타이 외교’를 펼치곤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다음달이었던 2017년 6월 G20 정상회담에서 다양한 넥타이를 바꿔 매면서 각국 정상들을 만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당시 똑같은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뒤이은 한미일 3국 정상만찬에도 두 정상은 붉은색 넥타이로 같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선택, 묘한 대조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선 중국을 감안,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고, 일본이나 러시아를 포함, G20 기간 중 몰렸던 양자회담에선 갈색·회색의 스트라이프 무늬 넥타이를 택했다.” (헤럴드경제, 2017.8.7.)

그런데 이날 같은 넥타이를 맨 두 정상의 모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영접에 이어 진행된 만찬 장소에 아베 총리가 다른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저녁 아베 총리는 앞서 맨 넥타이보다 가는 줄무늬가 있는 디자인의 넥타이를 매고 마라리고 리조트 안 식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어색함을 줄이기 위해서였는지, 아베 총리가 만찬 전에 가는 줄무늬 넥타이로 바꿔 맸다”라고 보도했다.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아베 총리가 넥타이를 바꿔 맨 이유를 좀 더 다르게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안보동맹에 필요한 비용을 아베 총리가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그런 관계에서 아베 총리가 먼저 넥타이를 바꿔 매는 것은 놀랄 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넥타이를 통해 나타난 ‘기 싸움’은 두 정상 사이의 관계에서 사실상 우위에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미묘한 방식으로 세를 과시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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