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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송사가 자사 기자를 상대로한 정부 관료의 성희롱을 폭로했다

하지만 이 방송사는 이미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 강병진
  • 입력 2018.04.19 10:14
  • 수정 2018.04.19 10:17
ⓒKYODO Kyodo / Reuters

허프포스트일본판에 따르면지난 4월 12일, 일본의 ‘주간신조’는 일본 재무성의 사무차관인 후쿠다 준이치의 성희롱 발언을 폭로했다. 후쿠다 차관의 발언은 재무성 담당의 한 여성 기자가 녹음한 내용에 의해 밝혀졌다. 당시 후쿠다 차관은 이 기자를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술집으로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후쿠다 차관은 기자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 “키스해도 되느냐”, ”안아봐도 되냐”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재무성의 지휘 책임자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엄중한 주의를 주었다”며 “징계를 하지 않겠다”는 미온적인 반응으로 일관했다. 또한 후쿠다 차관도 “주간신조에 대한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성희롱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더.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결국 후쿠다 준이치 차관은 지난 4월 18일 사임했다.

그런데 이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쿠다 차관이 계속 성희롱 사실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해당 발언을 녹음한 기자의 소속 매체가 피해사실을 밝힌 것이다. 해당 매체는 TV 아사히였다.

허프포스트일본판에 따르면, TV 아사히는 4월 19일 오전 0시에 기자화견을 열고, 후쿠다 준이치 차관이 자사 보도국 여성 기자에게 성희롱을 했다고 발표했다. TV 아사히의 시노즈카 히로시 보도국장은 기자화견에서 “후쿠다 차관은 ‘주간신조’가 보도한 성희롱 행위를 부인하고 있지만, 아사히 여성 기자에 대한 성희롱 행위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이 직원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성희롱에 대한 사실을 명확히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해당 기자의 의향을 확인한 후 기자회견을 여는 것”이라며 “성희롱 행위와 이후 대응에 대해 재무부에 정식으로 항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기자는 1년 전부터 취재 목적으로 후쿠다 준이치 차관과 여러 번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취재를 할 때마다 성희롱 발언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녹음을 시작했다. 지난 4월 4일에도 후쿠다 준이치 차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그때도 성희롱 발언이 있었기 때문에 녹음을 했다고 한다.

이 기자는 TV 아사히에서 함께 일하는 상사에게도 자신의 피해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당시 상사는 “이 내용을 방송하면 2차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보도는 어렵다”고 말했다. 해당 기자는 “재무 차관 정도로 사회적 책임이 무거운 입장에 있는 사람의 부적절한 행위는 누군가 나서지 않으면 계속 묵인될 것”이라는 생각에 ‘주간신조’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

TV아사히는 “사전에 성희롱 사건에 대한 정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안의 성격상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다. 해당 기자의 이름을 비롯한 특정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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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MeToo #일본 #성희롱 #TV 아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