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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7일 09시 29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4월 17일 09시 36분 KST

배우 최은희의 삶은 영화보다 더 영화적이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시네마달
다큐멘터리 '노라노'의 한 장면

원로 배우 최은희가 4월 16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2세. 한국배우협회는 그가 이날 오후 5시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최은희는 1950,60년대 김지미, 엄앵란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던 배우다.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배우생활을 시작해 ‘새로운 맹서’(1947)로 영화계에 데뷔한 후, 1954년 신상옥 감독과 결혼했다. 신상옥 감독과 최은희는 단순한 영화감독 남편의 영화배우 아내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영화적 동지로서 ‘신필름’이란 영화제국을 함께 이끌며 ’지옥화‘(1958) ‘사랑방손님과 어머니‘(1961) ‘상록수‘(1961) ‘벙어리 삼룡이’(1964) 등의 영화를 함께 탄생시켰다.

 

엣나인 제공

1961년 홍성기 감독과 배우 김지미의 ‘춘향전’ vs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의 ‘성춘향’ 대결에서 거둔 승리는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스토리 중 하나다. 당시 최은희는 직접 배우들의 옷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지옥화’에서 연기한 소냐는 지난 2017년 한국영화 속 최고의 여성캐릭터 중 20위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옥화'의 한 장면

최은희와 신상옥의 삶은 영화감독과 배우의 삶으로 보기에도 너무 영화적이다. 1976년 공식적으로 헤어진 두 사람이 재회한 곳은 북한이었다. 1978년 최은희가 북한에 납치되고, 신상옥 감독이 그녀를 찾으러 갔다가 함께 납북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북한에서도 두 사람은 김정일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영화제작을 계속했다. 최은희는 당시 찍은 영화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기억에 대해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였다”고 말한 바 있다.

엣나인 제공

이후 1986년 국제공동제작을 위해 독일로 떠난 이들은 미국대사관으로 탈출해 탈북에 성공했다. 이후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후, 1999년 영구 귀국했다. 신상옥 감독은 지난 2006년 사망했다. 최은희는 지난 2007년 자서전 ‘최은희의 고백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출간한 바 있으며 ‘신상옥청년영화제’를 만들기도 했다.

최은희와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겪었던 일은 최근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를 통해 재조명된 바 있다. 아래 기사에사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