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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1조7000억원 적자에도 쿠팡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영업손실이 13% 늘었지만 매출은 40% 늘었다.

  • 김원철
  • 입력 2018.04.16 16:34
  • 수정 2018.04.16 16:35

한국엔 아직 중국의 알리바바, 미국의 아마존 같은 절대 강자가 없다. 쿠팡이 그 자리에 다가서고 있을 뿐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2조68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0.1% 늘었다. 2위 위메프(4730억원)와 격차가 크다. 최근 미국 CNBC는 쿠팡에 대해 ”아마존이 한국에 발 붙이지 못하는 건 쿠팡 때문”이라며 ”한국의 아마존”이라고 평가했다. 적자와 관계 없이 매출을 늘리는 데 주력하는 방식은 아마존이 사업 초기 썼던 방식이기도 하다.

위험 요인은 매년 늘어나는 영업손실이다.

16일 쿠팡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은 6388억원으로 2016년 5653억원보다 13% 늘었다. 2015년 영업손실도 5470억원이었다. 최근 3년간 기록한 영업적자 합이 1조7000억원을 넘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했던 1조1000억원을 지난 3년간 모두 까먹었다는 뜻이다. 적자가 늘다보니 자본금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쿠팡은 2610억원 자본잠식 상태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가장 큰 원인은 쿠팡이 내세우는 ‘로켓배송’으로 꼽힌다.

쿠팡은 고객이 많이 주문하는 상품을 직접 사들여 보관하다가 주문 하루만에 배송한다. 당일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현관으로 배송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전국 54개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4000억원 규모의 상품을 확보했다. 기저귀 등 일부 상품은 매입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런 규모의 상품을 고객에게 주문 다음날까지 배송할 수 있는 회사는 쿠팡이 유일하다.

물류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운반 및 임차료 비용은 1467억원으로 전년(1294억원)에 비해 13% 가량 늘었다.

로켓배송을 쿠팡의 미래로 보는 시각도 있다.

CNBC는 지난 2일(현지시각) ‘The $5 billion South Korean start-up that’s an Amazon killer’(아마존도 못 이기는 50억 달러짜리 한국 스타트업) 제목의 기사에서 쿠팡의 로켓배송을 이렇게 평가했다. 

발레화를 주문했는데 너무 작다? 앱에서 몇 번 클릭한 뒤 문 앞에 내놓으면 끝이다. 박스도, 주문서도, 라벨도 필요 없다. 몇 시간 내로 발레화는 수거되고 당신은 환불받게 된다. 이 시나리오는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미래가 아니다. 한국에서 이미 현실이다.(CNBC, 4월2일)

CNBC는 ”아마존의 장점이 빠른 배송이지만 한국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미 하루 만에 배송하거나 심지어 당일 배송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쿠팡의 경우 주문 99.6%가 24시간 이내에 배송된다”라며 ”쿠팡의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로켓맨은 아기가 자고 있다면 현관벨을 누르지 않는다. 대신 문을 노크한다. 집에 없을 때 물건을 특정장소(화분 뒤나 계단 뒤)에 두길 원한다면 거기에 둔다. 로켓맨은 배달이 잘 됐다는 걸 사진으로 찍어 당신에게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5100만명 한국인 중 절반이 쿠팡 앱을 다운로드했다”라며 “2019~2020년 IPO를 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가치는 10억달러(1조740억원) 혹은 그 이상이다”라고 평가했다.

쿠팡 자체 평가도 CNBC와 비슷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들어 미국 법인이 보유한 기존 투자금 중 약 5100억원을 증자 형태로 한국법인 자본확충에 사용해 현재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8130억원에 이른다”라며 ”지금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매출을 키워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영업손실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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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쿠팡 #영업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