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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의 '경공모' 메신저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사진)

문재인 정권을 예수회원들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 박수진
  • 입력 2018.04.16 14:53
  • 수정 2018.04.16 15:04

‘민주당원 댓글공작’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아무개씨(아이디 ‘드루킹’)가 본인의 지지그룹인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에 “문재인 정권은 예수회 선서를 한 자들만으로 꾸려졌고 그들에겐 로마가 조국”이라고 말하는 등 황당한 주장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공모 안팎 관계자들은 “드루킹은 일본대침몰설을 예언하는 등 사이비종교 교주처럼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드루킹 김아무개씨가 경공모 회원들과 대화를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 갈무리
드루킹 김아무개씨가 경공모 회원들과 대화를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 갈무리 ⓒvia 한겨레

<한겨레>는 16일 경공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에게서 ‘드루킹’이 포함된 경공모의 대화방 대화록 일부를 입수했다. 이 관계자는 “드루킹이 세월호 참사 등과 관련한 글로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든 뒤 소액주주 운동이나 정치 관련 글로 명성을 모았지만, 이후 명성이 모이자 교주처럼 행세하며 회원들을 통제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공모 회원들도 <교통방송>(TBS)·<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드루킹’의 황당한 언행을 폭로했다.

<한겨레>가 이번에 입수한 경공모 대화방 대화록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정봉주 전 의원의 ‘미투 사건’이 언급된 것으로 보아, 해당 대화들은 지난 3월 이후 작성된 걸로 보인다. 이 대화록에서 ‘드루킹’은 문재인 정권을 ‘제수이트’(예수회원)로 규정하며 비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독실한 천주교 신자여서 이렇게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김아무개씨가 경공모 회원들과 대화를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 갈무리
드루킹 김아무개씨가 경공모 회원들과 대화를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 갈무리 ⓒvia 한겨레

경공모 대화방에서 ‘드루킹’은 거의 일방적으로 회원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청와대가) 극소수의 예수회 선서를 한 자들만으로 정권을 꾸린 것”이라며 “왜 윤태영(참여정부 대변인 출신)이나 ‘3철’(문 대통령 측근으로 불리는 이호철·전해철·양정철)이 밀려났나 생각해보면 제수이트의 본색을 드러내기에는 윤태영이나 과거 참여정부의 오랜 멤버들이 청와대에 있는 게 불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정권의 역린이 최순실이라면 문재인 정권의 역린은 제수이트”라며 “그러니 그런 말을 밖에다가쉽게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제수이트들한테는 조국이 없다”며 “로마가 조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봉주 전 의원,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둘러싼 성폭력 폭로 역시 ‘청와대의 기획’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덕성을 앞세워서 ‘미투’로 정적을 제거하는 것도 제수이트의 수법과 너무 닮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의 배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는 취지의 황당한 주장까지 내놓기도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서 정진석(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라고 한 말, 기억나세요”라며 “노 대통령 죽음에는 엠비(MB)하고 노 대통령의 최측근 둘이 연루되어 있다고 저는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직을 청탁한 것과 관련해, “김경수는 분명히 외교 경력이 풍부한 사람이 해야 한다면서 못 준다, 이렇게 말했으니 한 입으로 두 말이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외교 경력 없는 친문 기자 나부랭이가 오사카 총영사로 발령받으면 그때는 도망갈 데가 없겠죠“라고 적었다. 그는 “그래서 3월 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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