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럼프의 공습은 시리아인들이나 미국에 도움이 안 될 것이다

공습의 목표는 어떤 것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 허완
  • 입력 2018.04.16 13:48
  • 수정 2018.04.16 13:51
ⓒYuri Gripas / Reuters

워싱턴 -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 무기를 사용했다는 보도에 대한 반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시설을 공습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강하게 대처하겠다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영향을 가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또한 역사적으로는 트럼프의 실패로 판가름날 듯하다.

프랑스, 영국과 손잡고 트럼프가 군사적 대응을 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아사드의 살인적 행동을 저지하고 아사드를 지원하는 이란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강경함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둘 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트럼프는 며칠 동안 자신의 공습 의도를 홍보했지만, 아사드는 이미 지난 주말에 공격을 실행한 공군을 재배치했다고 전쟁 연구소의 군사 전문가들은 말한다. 시리아군은 화학 무기를 개발하는 정부 시설 등에서 인원들을 대피시켰다고도 한다. 이 부대와 인력들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 이란과 더 큰 충돌을 촉발하지 않는 한 절대 표적으로 삼을 수 없는 중심지로 이동되었다.

미국 국방부는 미국이 시리아 전투기를 격추할 수 없다 해도 비행장을 공격해 앞으로 비슷한 공격을 할 수 없게는 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13일 밤, 미국, 프랑스, 영국이 시리아의 연구 시설, 전투 사령소, 화학 무기 저장고를 타격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하지만 이런 시설들은 쉽게 복구가 가능하다. 작년에 아사드가 칸 셰이쿤을 화학 무기로 공격했을 때 미국은 보복으로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파괴했지만, 몇 시간 만에 복구되어 계속 운영됐다.

그 이후 아사드는 반군들이 장악한 곳들을 계속 탈환했다. 기아 유발, 아주 치명적인 ‘통 폭탄(barrel bombs)’을 사용한 무차별 공격 등 잔혹한 전략을 자주 사용했다. 

ⓒSputnik Photo Agency / Reuters

 

“이번 공격은 화학 무기 사용을 막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다시 보여주긴 하겠지만 시리아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쟁 연구소의 정보 플래너 제니퍼 카파렐라가 12일에 쓴 글이다. ”시리아 내전의 전반적 진행을 바꿀 가능성은 낮으며, 아사드가 재래 무기들로 반대 세력들을 학살하는 것을 막지도 못할 것이다.” 

이미 편안한 상태에 있는 아사드는 정권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다면 행동을 바꿀 큰 이유가 없다. 트럼프가 13일에 다마스쿠스를 공격했고 앞으로도 추가 공습이 있을 것이라 밝히긴 했지만, 트럼프는 아직 시리아 정권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았다.

새로운 국가안보 보좌관 존 볼튼 등의 트럼프 정권 인사들은 각자 시리아에서 아사드의 내란 대처를 도우며 영향력을 키운 경쟁국인 러시아와 이란에 맞서는 미국 정책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이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공습이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트럼프는 아직 시리아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은 친 아사드 연맹국들보다 훨씬 더 신뢰도와 영향력이 낮은 국가다. “러시아와 시리아 정권의 관계는 미국과 이른바 반군, 심지어 쿠르드족과의 관계보다 훨씬 더 강하다.” 런던왕립합동연구소의 객원 연구자 카말 알람이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

트럼프는 미국에 대한 동맹국들의 신뢰를 허물었다. 이슬람국가(IS)를 제압한 쿠르드족 위주의 세력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정권은 올해 터키가 시리아 북서부의 쿠르드족 지역을 장악하도록 놔두었고, 트럼프는 현재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지역에 있는 미국인 수천 명을 전부 철수시키겠다는 말도 했다. 아사드를 한 번 공격한다고 해서 가장 강력한 쿠르드족 군대인 YPG와 미국의 관계에 별 의미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공습은 미국이 시리아에서 떠나겠다고 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불안해 했던 일부 쿠르드족에게 다시 한 번 확신을 줄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무력을 쓸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어느 정도의 헌신이 있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효과는 아주 적을 것이다.” 미국진보센터의 분석가 맥스 호프만이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

쿠르드족 지도자들은 “미군 지휘관들에게 자주 안심시키는 말을 들었지만 트럼프는 양면적이고, 쿠르드족(등의) 대리자들에 대한 미국의 역사를 안다고 공개적으로 말한다. 그래서 당연히 불안해 한다”고 호프만은 말한다. 

ⓒDavid McNew via Getty Images

 

아사드에게 어떻게든 책임을 묻고 싶어서 결과와는 무관하게 공습을 반긴 수백만의 시리아인들을 비롯해 트럼프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들은 장기적 계획을 짜기가 힘들 것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시리아 지역의 분노와 IS의 재기를 막기 위한 민간 재건 작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한다.

미국 정치권은 공습을 시작하기 전부터도 이게 얼마나 미미한 의미를 갖는지 깨달았다. 그래서 트럼프가 아마도 가장 신경을 쓸 이득인 환호조차 이제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 공습을 지지했던, 하원 군사위원회의 영향력있는 위원인 애덤 스미스(민주당-워싱턴) 하원의원 같은 사람들은 지난해에는 아사드의 과실을 주로 논했지만, 올해는 트럼프의 리더십 문제에 집중했다.

“시리아에 대한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트윗은 우리의 동맹국과 적국들 모두가 그의 정책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했다. 이 트윗들은 또한 대통령이 아사드의 자국민에 대한 잔혹 행위에 어떻게 맞서 싸울지에 대해 아무런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스미스 의원이 13일 성명에서 밝혔다.

그는 “나는 아사드에 대한 군사 행동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군사 행동이 시리아인들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아사드의 권력을 뺏기에는 부족하며,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Trump’s Strike Won’t Serve Syrians Or The U.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러시아 #백악관 #시리아 #이란 #바샤르 알 아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