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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인터뷰] 세월호 참사 4년, 박주민은 이제 많은 게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 허완
  • 입력 2018.04.15 18:02
  • 수정 2018.04.15 19:11

꼭 2년 전인 2016년 4월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빗속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한 남자가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들은 비 맞고 계신데 저는 비를 맞지 않아서 너무 죄송하다”며 입을 뗀 그는 우렁찬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어리버리. 우물쭈물. 어색뻘쭘. 그러나 여러분들의 힘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은평갑 당선자 박.주.민.입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사흘 전 치러진 총선에서 막 승리한, 아직은 국회의원이라는 호칭이 낯설어 보이던 그는 이어 절규하듯 외쳤다.

″뭐가 지금 되고 있는 게 있습니까 여러분? 진상규명이 되고 있습니까 여러분? 추모공원도 단 한 삽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약속했던 트라우마센터는 오히려 축소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되고 있지 않습니다. (중략) 세월호참사에 대한 특별조사법 개정해야 되고, 그 이후에도 수많은 일들을 해나가야 됩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그는 ‘세월호 변호사’로 불렸다. 서울 서초동 사무실 대신 안산으로 출근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회의에 의자·음료수를 놓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러다가 실종자 가족회의에 들어가 회의록을 작성하고 안건을 정리하는 일을 맡았다. 7월 국회 농성 때, 세월호 가족들은 그를 ‘법률대리인’으로 소개했다. 

ⓒ뉴스1

 

그는 돌연 민주당원이 됐다. 2016년 1월의 일이었다. 그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18번째로 영입한 외부인사였다. 입당 기자회견에서 그는 ”매우 두렵고 떨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제가 정치인으로 어떤 경쟁력이 있을지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있습니다. 제가 해왔던 활동이, 앞으로의 저에게 순풍이 될지 역풍이 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저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욕심 버리고 열심히 하는 것은 제가 잘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요 며칠 동안 정치가 무엇인지 깊게 고민했습니다. 저의 결론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더 흘렀다.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세월호는 뭍으로 올라왔고, 사회적참사특별법이 통과돼 ‘세월호 특조위 2기’가 출범했다. 1기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해양수산부 장관과 차관은 구속됐다. 그리고,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달라지지 않은 것들도 있다. 우리는 아직도 세월호가 침몰한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다. 세월호에 탔던 5명은 ‘미수습자’로 남아있다. 세월호 희생자와 생존자의 가족들, 민간 잠수사 등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아프다. ”진상 조사도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으냐”는 말을 옮기는 언론도 여전하다. 

ⓒHuffPost Korea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둔 11일, 허프포스트는 박주민 의원을 만났다. 그는 조심스럽게 희망적인 기대를 말했다. 세월호 진상규명 작업이 ”확실히 다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고, 대형 재난이나 재해에 대한 국가의 지원도 이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늘 그렇듯 잔뜩 피곤해보였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좀 붙은 것 같다”며 ”(국회의원 임기) 남은 2년에는 좀 더 많은 법을 통과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 세월호 참사 4주기가 다가옵니다. 3주기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게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 그렇죠. 정치적으로 굉장히 세월호를 지우려고 했던 정권 하에서 3주기까지 왔다면 이제는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정권이 들어선 채로 4주기를 맞는다는 게 가장 큰 차이이고요. 두 번째는 이번에는 영결식을 해요. 그 다음에 정부합동분향소를 철거합니다.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도 다른 해보다는 다른 의미가 있죠.

- 최근 검찰수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 일부 드러났습니다. 수사결과 발표를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나 가족분들이 거의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것 같고 또 여러 매체에서 언급도 됐지만, 사실 가족분들이나 저나 세월호 참사 당일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무것도 안 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게 명확하게 드러난 거죠. 진짜 아무것도 안 한 것이고 심지어는 보고조차도 제대로 안 받은 거죠.

11번 정도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주장해왔는데 확인해보니까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몰아서, 보고 올라온 걸 출력해서, 직접 (박 전 대통령) 손에 준 것도 아니고 테이블 위에 그냥 올려놨다는 거잖아요. 그게 무슨 보고입니까.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확인도 안 되고. 그러니까 보고조차도 안 받은 걸로 이제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와… 아무것도 안 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 아무것도 안 했을 뿐만 아니라 상상한 거 이상으로 아무것도 안 했구나, 이렇게 판단이 되는 거죠. 

ⓒHuffPost Korea

 

- 청와대의 7시간 뿐만 아니라 해경의 7시간, 해양수산부의 7시간도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지휘라인에서 그 당시에 잘못했던 부분들이 제대로 규명된 건 아니죠. (이번 검찰 수사는) 수사대상과 범위 자체가 한정적이었고요. 그래서 사실은 지휘라인이 뭘 했을까, 제대로 했을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상규명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 얼마전 ‘2기 특조위’(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 사회적참사 특조위)가 출범했습니다. 1기 특조위 때는 정부의 방해도 있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좀 다를까요?

= 다르죠. 첫 번째는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1기 특조위의 경우는 출범할 때부터 종료될 때까지 내내 사실상 정부의 방해가 있었던 거잖아요. (특조위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해수부 전 장관과 차관이 다 구속됐고요, (박근혜 정부) 청와대 여러 인사들이 조사 방해 작업을 했다는 의혹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조사할 수가 없었습니다. 1기 특조위가 조사를 완료한 것도 제가 알기로는 한 건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사에 협조적인 정부가 들어선 거죠. (2기 특조위는) 예산 문제, 인력파견 문제, 조사 진행 과정에 있어서 이전과 전혀 다른 지원을 받게 될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진상규명에 있어서는 확실히 다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1기 특조위 때 진상규명을 방해한 인물로 지목된 황전원 상임위원이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다시 활동하게 됐습니다. 황 위원의 합류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에 논의 과정에서 ‘정부차원의 조사기구는 어떻겠냐’는 제안도 있었어요. 그런데 가족분들이 정부 차원의 조사기구보다는 이미 법안(사회적참사법)이 발의됐고, 신속처리안건으로까지 지정됐으니 여러 가지 우려가 있어도 법적 근거를 갖는 별도의 조사기구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2기 특조위가 지금 이렇게 가게 됐죠.

(황 위원 합류는) 애초에 예정되어 있었던 약점 중 하나죠. 자유한국당이 (특조위 위원 일부를) 추천할 수 있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조금 당황스러운 건 추천을 해도 어떻게 1기 특조위 때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람, 그래서 어떻게 보면 2기 특조위 조사대상이 되어야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또 추천하냐 이거죠. 그렇게까지는 저희가 생각을 안 했는데…. 추천하는 걸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도 이전과는 다를 겁니다. 정부가 조사에 협조적일 것이고, 이분도 조사에 관련된 소위원회로 가는 게 아닌 것으로 지금 얘기가 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까 예전과는 좀 다를 것이라고 봅니다. 

ⓒHuffPost Korea

 

- 2기 특조위가 활동을 시작하는 와중에 ‘침몰 원인은 다 밝혀진 거 아니냐’, ‘인양도 됐으니 이제 끝난 거 아니냐’, ‘뭘 또 조사해야 한다는 얘기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런데 그런 분들조차도 놀랄 정도로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잖아요. 최근에 대통령의 당일 행적에 대한 추가적인 내용들이 나오고 있고요. 그것도 굉장히 충격적인 형태, 내용으로 나왔죠. 그리고 최근에도 침몰 원인에 대해서도 검찰 의뢰로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여러 시험 중에 자유항주 실험 관련된 부분은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은 것 아니냐, 은폐된 것 아니냐, 이런 의혹들도 지금 제기되고 있으니까요.

뭔가 다 규명이 됐다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내용들이 지금 새롭게 계속 나오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고요. 조사를 해서 참사의 원인이든, 구조실패의 원인이든, 아니면 은폐를 하려고 했던 정부의 여러 시도에 대한 부분이든 우리 사회를 위해 소중하게 쓰일 수 있는 생각할거리들을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세월호 변호사’로 불릴 만큼 다양한 활동을 하셨습니다. 그 때 이렇게 진상규명이 오래 걸릴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 사실은 뭐… 세월호 참사 당시의 국민적 분위기를 봤을 때는 진상규명 작업이 거침없이, 신속하게 이뤄질 거라고 대부분 생각하셨잖아요. 그런데 상당히 거센 저항에 부딪혔던 거죠.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가지 진상규명 작업이 제대로 안 됐던 거죠. 처음에는 저도 가족분들 옆에 잠깐 있으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2년이 좀 넘게 같이 가족분들 옆에 있었던 건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있는 거죠. 

- 세월호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사람들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야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생겼다고는 하는데, 트라우마를 겪은 피해자들이 그동안 충분한 치료를 받았는지 정확한 자료를 찾기 어렵더군요.

= 그러니까요. 저도 깜짝 놀랐던 게 트라우마, 특히 대형 재난이나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 거의 없는 거예요. 깜짝 놀랐어요. 우리나라만큼 대형 인재가 잦은 나라가 없잖아요. 그래서 깜짝 놀랐고요. 종합적인 피해자 지원 시스템 이런 것도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동안 얼마나 국가가 국민에 대해 막말로 얘기하면 관심이 없었던가, 이런 걸 느끼게 하더라고요.

- 이제라도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상설기구로 운영 된다고 하니까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렇죠. 그런 진전이 있고, 안산에 트라우마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용역도 이제 시작되거든요. 그래서 이제 여러 가지 측면에서는 나아질 겁니다. 그리고 추모안전공원도 가족분들이 원하는 대로 (하기로) 안산시에서 결정을 했기 때문에 교육의 장으로 쓰일 만한 장소가 하나 또 생기는 거죠. 안전에 대해서, 국민에 대한 지원이라는 측면에서도 전보다 나아진 측면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 가까이에서 세월호 참사와 가족들을 지켜보면서 개인적으로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을 겪지는 않으셨나요.

= 사실 힘들었던 때는 정말 많았죠. 어떻게 그렇게 힘들어 하시는 분들 옆에 있는데 제가 즐거울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사실 저 말고도 가족분들하고 오랫동안 같이 있었던 변호사들이 있는데 그 변호사님들 대부분이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으셨어요. 근데 저는 안 받았습니다. 저는 안 받았던 이유중에 하나가… 바쁘더라고요. (웃음) 정신이 없었고, 또 정신이 없다보니까 오히려 약간 스트레스는 덜 받게 되는… 당장 일을 또 해야 되고 누굴 찾아가서 만나서 설득해야 되고 계속 그렇게 돌아갔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약간… 그게 오히려 좀 도움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합니다.

(트라우마를) 일로 승화시켰다기보나는 어떤 자극이나 감정이 들어오면 마음에 담아놓을 시간이 없었던 거죠. 그냥 빨리빨리 다음 할 일을 하다보니까... 빠른 흐름 속에 있다보니까 덜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HuffPost Korea

 

- 올해 2월에 세월호 지원특별법이 개정됐습니다만, 구조·수습 작업에 참여했던 민간잠수사들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얼마 전에 본회의를 통과한 지원특별법 개정안에는 진도 어민이 (보상 대상으로) 새로 들어갔습니다. 잠수사분들을 위한 부분은 제가 발의한 ‘김관홍법’인데요. (법안이) 1년 넘게 묻혀있다가 최근에 농해수위를 통과해서 법사위로 왔는데 법사위에서 지금 잡혀있어요. 자유한국당 의원 중 한 분이 ‘왜 세월호만 특별대우를 해야 되느냐’라는 이유로 잡으셨죠. 근데 잘 될 거라고 봅니다. 제가 지금 계속 그 분을 만나려고 시도하거든요. 잘 안 만나주시고 시간을 잘 안 내주시는데,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 구조·수습 작업에 참여했던 어민이나 잠수사들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 이 분들은 국가의 요청에 의해서 공무원도 아닌데 와서 희생과 봉사를 하신 거예요. 거기에 대해서 평가를 제대로 안 해준다면 이후에 비슷한 상황에서 국가가 요청했을 때 누가 오겠어요. 가봤자 신세를 망칠 뿐인데. 그러면 안 되잖아요.

이분들에 대한 지원은 사회 전체의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겁니다. 그렇잖아요.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서 돕다가 손해나 피해가 발생하면 공동체가 책임져주더라는 그런 믿음이 쌓이면 다음에는 누구나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와서 봉사나 희생을 할 수 있겠죠. 결과적으로는 사회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이익을 보게될 것이라고 말씀을 드리겠고요.

두 번째는 국가가 못했던 일들을 하시면서 입으신 피해가 너무나 심대해요. 잠수를 해서 생계를 유지하시는 분들인데 여러 가지 스트레스나 질병 때문에 잠수를 할 수 없게 된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만 놓고 보더라도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큰 예산이 들지 않을 걸로 예상되거든요.

- 어떻게 하면 이런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진상규명이나 배·보상 만큼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정책적으로 본다면, 제가 발의도 하나 했는데 어떤 재해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규명하고 평상시에는 그런 재해나 재난에 대한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독립적 기구가 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다른 나라들은 그런 기구를 갖고 있는 나라가 많거든요.

그런 기구가 좀 만들어져서 재해나 재난이 벌어지면 정치적 논란과 상관없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왜 이런 일이 벌어졌고 왜 시스템이 실패했는지 파악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또 평상시에는 매뉴얼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는 거죠. 그러면 재해·재난의 발생 빈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고, 재해·재난이 발생하면 관련부처가 좀 더 잘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시로 점검되어 왔으니까. 그런 장치를 만들고 싶어서 법을 발의해놨고요.

그리고 소방방재청도 다시 생겼잖아요. 거기에 국가 예산이 좀 많이 더 투입돼서 명실상부한 방재, 재해·재난에 대한 대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HuffPost Korea

 

- 내일 모레(13일)면 국회의원 당선 2주년이 되는 날이더군요.

= 그렇네요. 누가 기념하는 사람도 없고 저도 까먹고 있었는데. (웃음)

- 2년이 참 빨리 지나갔을 것 같습니다.

= 첫 해, 그리고 두 번째 해 초반 정도까지는 적응하느라고 좀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국회 시스템이 어떻게 되고, 동료 의원들하고는 어떻게 지내야 되고, 당에서의 발언은 어떤식으로 해야 되는지, 상대 당 의원들을 설득하려면 뭘 해야되는지를 배워나가는 시기였던 것 같고요.

작년에 사회적참사법 통과 이후로는 약간 자신이 좀 붙은 것 같아요. 이렇게 이렇게 하면 저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의 과제로도 만들 수 있고, 다른 당 의원들도 설득할 수 있겠구나. 경험을 해보니까 가닥을 좀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약간 오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남은 2년에는 좀 더 많은 법을 통과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2년 동안) 10건 정도 통과시켰으니까 적지는 않죠. 그런데 이제 조금 더 많이 통과시킬 수 있을 것 같고요. 특히 (정부) 개헌안에 제가 발의했던 법안이 많이 녹아있어요. 국민소환제, 국민발안제, 연동형비례제, 18세 선거연령 하향, 그리고 헌법재판관들의 인적구성을 다양화하는 것들을 포함해 8~9개 정도 법안이 들어가있어요. 그래서 개헌이 되면 제가 낸 법안 8~9개가 한꺼번에 통으로 다 되는 거죠. (웃음)

 

세월호참사 4주기를 앞두고, 그는 각종 인터뷰나 방송 출연 요청에 응하느라 부쩍 더 바빠졌다. 그러면서 그는 뒤늦게 깨달은 게 있다고 했다. 

 

“저 말고도 세월호에 대해서 얘기해줄 수 있는 의원이나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너무 저만 찾다보니까 오히려 제가 티를 안 내려고 한다니까요. 약간 그런 부분이 있어요. ‘세월호는 박주민이 하잖아’. 자꾸 그게 있어서 요즘에는 세월호 무슨 이슈 생기면 다른 의원실에 부탁을 하거나 이런 경우도 많아요.

별로 안 좋아요. 일이 안 된다니까요. 여러 의원들이 관심을 가져야 일이 (진행)되는데 ‘어차피 그건 박주민(이 하는) 것’ 이렇게 되면 관심을 안 가져요. ‘김관홍법’ 농해수위 통과가 오래걸렸던 이유가 저는 그거라고 봐요. 중요하다는 건 아시겠지만 이렇게 꼬리표가 붙어있으니까… 그런 생각도 좀 들더라고요. 혹시 그런 게 아닐까. 그게 좀 더 많은 분들의 것이었다면, 그런 분위기로 제가 잘 만들었다면. 그런 게 잘 안 되면 (일이) 잘 안 되더라고요.” 

ⓒHuffPost Korea

 

세월호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의 비극 이후 우리는 달라졌다”고 적었다

″세월호의 비극 이후 우리는 달라졌습니다. 생명을 우선하는 가치로 여기게 되었고,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촛불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다짐도 세월호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중략)

(...) 세월호의 완전한 진실 규명을 다짐합니다. 선체조사위와 세월호 특조위를 통해 세월호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해낼 것입니다.

미수습자 수습도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대로 하지 못했던 구역의 수색을 재개하겠습니다. 미수습자 가족들과 우리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고통스러운 절규를 쏟아내야 했다. 국가는 믿음을 주지 못했고, 분열을 부추겼다. 이제 많은 것들이 달라졌고, 또 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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