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4월 13일 14시 55분 KST

일본 스모의 '여성 금지'는 사실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일본의 문화인류학자가 설명했다.

TOSHIFUMI KITAMURA via Getty Images

일본 스모협회는 지금 여성을 금지해온 관습에 대해 비판받고 있다. 지난 4월 4일, 교토 마이즈루시에서 열린 스모 경기장에서 인사하던 다다미 료조 시장이 갑자기 쓰려졌을 때, 그를 돕기 위해 경기장에 올라간 여성들을 제지한 사건이 시작이었다. 이어 4월 8일, 일본 스모협회가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어린이 스모대회에서 여자 선수는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비난은 더 거세졌다. 당시 스모협회는 “여자는 남자보다 상처를 입기 쉬워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했지만, 사실상 여전히 스모는 여성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 스모에는 왜 이런 관습이 생긴 걸까? 일본 아사히 신문은 4월 13일, 문화인류학자인 스즈키 마사타카 게이오대 명예교수에게 물어보았다.

1. ‘금녀’는 종교적인 관습에서 시작된 것

“일반적으로 남성이 세속의 욕망을 끊으려고 간 장소에 여성이 있으면 방해가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여성의 출산과 생리에 따른 출혈을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시대에 따른 변화를 보면 그리 단순하게만 설명할 수는 없다.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산’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래서 인간은 함부로 산속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런데 산을 바라보고 절을 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산에 들어가서 수행을 하려는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산은 수행장소가 되어 일반인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2. 남자만이 성불할 수 있다?

“나라 시대(710년~794년)에는 불교 계율에 따라 절에서는 일반인 여성의 출입을 금지했고, 여승에게는 남자를 금지시켰다. 그런데 사실 일본 최초의 출가자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이후 여승은 사라져갔고, ‘금녀’의 계율이 더 강화되었다. 산악 수행에도 불교의 영향이 강해지면서, 아예 산에는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헤이안시대(794년~1185년)가 되면 여성은 남성으로 변신해야만 성불할 수 있다는 변성남자사상이 생겨난다. 또한 여성은 제석천과 범천등 부처를 양옆에서 모시는 존재가 될 수 없다거나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5가지 장애가 있다는 ‘오장’(五障)의 개념 등 여성 차별적인 가르침이 강조된다.

3. 출산과 생리는 왜 더러운 것이 되었나

“무로마치 시대(1336년~1573년)에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혈분경’(血盆経)이라는 경전이 일본에 퍼졌다. (‘여성의 피가 가득찬 연못’을 뜻하며 여성이 출산때 흘린 피가 땅을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여인은 죽은 후에도 지옥에서 더러운 피를 마셔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혈분경’이 퍼지면서 여성의 피가 대지를 오염시킨다는 부정적인 관념을 침투시킨 것이다. 성역에 여성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에서 이제 여성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강한 금기가 되어버린다. 이러한 금기는 메이지 5년(1872)에 해제된다. 당시 교토에서는 국제 박람회가 열렸기 때문에 개화된 문명을 보여주려고 한 정부의 정책이었다.

4. 과거에는 여성도 스모에 참여했다

“스모는 널리 행해진 운동이고, 여성도 참여했었다. 에도시대(1603년~1867년)에는 여자 스모가 상당한 흥행을 했다. 하지만 근대를 거쳐 현대에 오면서 스모는 씨름판의 성역화를 추진하기 위해 각종 금기를 만들어왔다. 여성을 금지한 것도 그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