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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결정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너무 앞서나갔다.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

  • 허완
  • 입력 2018.04.13 11:53
  • 수정 2018.04.13 11:56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이틀 전인 11일(현지시각) 이른 아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꽤 무시무시한 트윗을 하나 올렸다.  

″러시아는 시리아로 향하는 어떤 미사일이든 전부 격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준비하라, 러시아. 멋지고 새롭고 ‘스마트’한 미사일들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자국민을 죽이고 이를 즐기는 가스 학살 짐승의 파트너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가디언은 트럼프의 이 트윗을 ”현대 역사상 미국 대통령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수위의 군사 위협이었다고 표현했다. 한층 차분하게 대응한 건 오히려 러시아였다. ”우리는 진지한 접근법을 지지한다. 이미 불안정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우리는 계속 믿는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의 말이다.

당장이라도 시리아를 향해 미사일을 쏠 것만 같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거의 이틀이 지났지만, 공습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12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안보 참모들이 가진 회의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사일이 갈 것’이라고 트윗에 적을 때조차 아무것도 결정된 건 없었다는 얘기다. 

ⓒPool via Getty Images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날 회의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군사 전략 확대에 대해 신중과 숙고를 거칠 것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를 타격했을 때 곧바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동맹국들로부터 받아내야 하고,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 주말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는 것.

미국 정부는 화학무기 공격 배후로 시리아를 공식 지목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중대 결정”을 예고하면서도 ”(배후가) 러시아인지, 시리아인지, 이란인지, 그들 모두인지 우리는 알아낼 것이고, 꽤 가까운 시일 내에 답을 알게 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오전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시리아에 대한 보복 조치는 확전에 따른 위협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살인을 멈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전략적 차원에서, 이건 어떻게 이 사태가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흐르지 못하도록 할 것이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매티스 장관이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 새라 샌더스는 ”우리는 계속 정보를 분석하고 있으며 우리의 우방국 및 동맹국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오전 ”시리아 공습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트윗에 적었다. 자신이 전날 올린 트윗에서 한 걸음 물러난 것이다.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바실리 네벤쟈는 러시아의 최우선 목표는 ”전쟁 위험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을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에서 나오는 메시지들을 봤기 때문이다. 그 메시지들은 매우 호전적이었다.”

미국이 시리아 공습을 감행할 경우 이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현재 프랑스와 영국이다. 다만 두 나라의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TF1 인터뷰에서 ”화학무기가, 최소한 염소가 사용됐고 이것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의해 사용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12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화학무기 사용에 있어서 아사드 정권은 위험한 행동을 해온 전례가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이렇게 덧붙였다. ”두 정상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시리아 공습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데, 독일은 군사행동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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