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청문회는 저커버그의 승리로 끝났다. 의원들의 질문은 수준 이하였다.

의원들이 공부를 더 해야 할듯...

  • 허완
  • 입력 2018.04.11 12:25
  • 수정 2018.04.11 17:53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의 미국 의회 청문회는 페이스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악하는 데 애를 먹은 중년의 정치인들의 혼란스러운 질문 덕분에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저커버그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정보를 부적절하게 선거 컨설팅에 활용했다는 스캔들로 이날 청문회장에 불려나왔다.

저커버그는 ”우리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고 ”죄송하다”고 말했으며 페이스북이 하버드대 기숙사 방에서 시작된 ‘창립 스토리’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다.

또 그는 ”가장 큰 후회 중 하나”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뒤늦게 대응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문회를 지켜보던 많은 이들은 질문의 수준에 놀라움을 표했다. 한 상원의원은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페이스북 자회사인) 왓츠앱 안에서 이메일을 보낼 때” 작동한다고 말해 저커버그가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메신저’라는 앱이 있습니다. (왓츠앱이 아니고.)”

이날 청문회는 오린 해치(공화당, 유타) 상원이 ‘페이스북은 어떻게 돈을 버느냐’고 물으면서 바닥을 찍은 것처럼 보였다.

″의원님, 저희는 광고를 운영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이런 기초적 사실까지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란 듯 저커버그가 답했다. 

″저커버그씨, 제가 얼마전에 열어본 잡지에는 AOL이라는 것을 무료로 30시간 쓸 수 있게 해준다는 플로피 디스크가 들어있었습니다. 그게 페이스북이랑 같은 건가요?” 

저커버그 : ”메신저라는 앱이 있습니다.”

상원 위원회의 거의 모든 사람들 : 아, 흥미롭군.

(대부분의 경우) 상원의원들이 테크놀로지에 대해 말하는 걸 보는 건 고역이다.

사람들은 고등학생들이 총기 규제 정책에 대해 말하는 걸 비판하면서 정작 80세 사람들(의원)이 페이스북의 온라인 프라이버시와 인공지능에 대해 마크 저커버그에게 질문을 던지는 건 괜찮다고 본다. 터무니 없는 일이다.

 

아마도 이날 청문회에서 ‘저크’에게 가장 타격을 입힌, 잘 드러나지 않은 질문은 딕 더빈(민주당, 일리노이) 의원이 저커버그에게 최근에 묵었던 호텔에 대해 물었을 때였을 것이다.

″저커버그씨, 어젯 밤에 어느 호텔에서 묵었는지 우리에게 편하게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더빈 의원이 물었다.

말을 잇지 못하고 살짝 킥킥댄 저커버그는 ”아니오”라고 답했다.

그러자 더빈 의원이 다시 물었다. ”이번주에 누구에게든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면, 그 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에게 편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커버그가 답했다. ”의원님, 아닙니다. 저는 아마 여기에서 공개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더빈은 정곡을 찌르는 말을 했다. ”바로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당신의 권리, 프라이버시를 제한할 당신의 권리, 그리고 당신이 얼마나 많은 개인정보를 (누군가에게) 건네는지, 현대 미국에서,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한다는 명목으로 말이죠.”

 

더빈 의원이 말을 이어갔다. ″이건 기본적으로 페이스북이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이걸 누구에게 보내는지, 또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에게 미리 그걸 허용할 것인지 물어본 적이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인 것입니다.”

그의 질문은 짧지만 강력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그런 기대를 갖는 게 타당한 것 아니겠습니까?”

조금 전의 웃음기는 사라지고 약간 표정이 굳어진 저커버그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맞습니다 의원님, 저는 모두가 자신들의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오간 논의의 수준과는 별개로, 취재 열기는 꽤 뜨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K의 Mark Zuckerburg’s Testimony To Congress Mocked For Confused Questions And That Resting Fac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프라이버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마크 저커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