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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인더 스캔들은 LGBTQ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찾을 때 감수해야 하는 위험을 보여준다

그라인더는 3백만이 사용하는 게이 데이팅 앱이다.

ⓒLeon Neal via Getty Images

나는 인터넷과 함께 자라난 게이 남성이다. 내가 사는 곳 근처에는 커뮤니티가 없었기 때문에 종종 온라인에서 찾곤 했다. 포럼과 게시판에 가입해 타인들의 경험을 배우고 내 경험을 공유하는 곳으로 삼았다.

이런 포럼에서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늘 잘 알고 있었다. 내 글을 캡처하여 다른 곳에 올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내 개인 정보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커뮤니티들은 현실보다 안전하고 나를 더 이해해주는 곳이라 느꼈다.

이번 주에 버즈피드 뉴스는 전세계에서 30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사용하는 게이 데이팅 앱이 사용자들이 올린 HIV 감염 여부와 최근 HIV 검사 일자 등의 정보를 제 3자 애널리틱스 기업과 공유한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이 유저층 이해와 제품 개선을 위해 애널리틱스 기업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데이터를 합치고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해 개인 정보와 사용자가 연결될 수 없게 하는 게 업계 표준이다. 그러나 그라인더의 경우 이메일 주소, 디바이스 ID, GPS 위치 등 사용자들의 비공개 정보까지 함께 공유되었다.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전달되었기 때문에, 악의를 품은 사람이 가로채 읽는 것도 가능할 수 있었다. 당연히 온라인에서는 크게 반발이 일었다. 그라인더는 처음에는 오해라고 밝혔으나 결국 사과했으며, 앞으로 ‘신뢰하는 계약자’들에게 HIV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캠브리지 아날리티카 이후 개인 정보 사용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그러나 소수자 커뮤니티가 특히 위험하다는 사실은 논의에서 빠져있는 듯하다.

온라인을 통해서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로그인을 해야 동반자나 위안을 찾을 수 있다면, 계정을 만들어야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다고 느낀다면, 당신의 온라인 활동에 대한 데이터는 당신 정체성의 큰 일부분이 된다. 당신의 온라인 데이터가 현실의 자신보다도 더 당신을 정확히 드러낸다면,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는 더욱 중요하고 위험해진다.

아무도 이런 서비스에 가입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공공 포럼에서 드러내는 사실은 널리 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주장은 핵심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생활을 하지 않겠다는 선택이 불가능할 때도 있다. 로그오프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없을 때도 있다. 특히 게이라는 게 아직도 어느 정도는 불법인 72개국 중 한 곳에서 산다면 더욱 그렇다.

앱 안에서 특정 목적을 가지고 맥락에 따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당신이 제공한 정보가 맥락에서 벗어나 비공개 정보와 함께 공유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우리는 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게 특권이라고 생각하며 자랐다.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이 전기처럼 어디나 있는 것이 되고 있다. 오프라인 상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특권이다. 모두가 그러지는 못한다. 인터넷에서 살면 외로움이 덜하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특히 그렇다.

특히 LGBTQ를 고객으로 하는 기업들은 침해되어서는 안되는 신뢰가 암묵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사용자들이 직접 올린 데이터를 윤리적으로 분석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예를 들어 HIV 감염 여부 분석은 각 지역에 따라, 혹은 LGBTQ 내부의 하위 커뮤니티에 따라 HIV 감염률이 어떤지 공공 보건 담당자들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면 보다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교육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관행을 잘 알리지 않고선 불가능하다. 사용자들은 모든 내용에 동의하고, 참여하고 싶지 않으면 빠질 수 있는 기회를 얻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LGBTQ 커뮤니티 안팎에서 HIV 감염 여부에 대한 이야기에는 아직도 오명이 따른다.

그라인더가 사용자 프로필에서 HIV 감염 여부를 밝힐 수 있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HIV, 사람들이 성생활을 경험하기로 선택하는 여러 방법에 대한 가시성을 높이는 것은 이러한 논의를 정상화하는데 도움이 되며, 평등한 삶을 사는 게 가능하다는 걸 모르고 있을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대화와 교육을 제공한다.

타인과 대면하여 HIV 감염 여부를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많기 때문에, 설명할 필요없이, 대화 중에 거절 당할 위험없이 보여줄 수 있게 하는 것은 좋은 기능이다.

그러나 그라인더에겐 자기 정보를 공개하고 곤경에 빠질 수 있는 부분을 드러내는 사용자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 타인에게 HIV를 감염시킨 혐의로 형사 고발 당한 사람들이 미국 32개 주에 있다. 미국 장애인법은 HIV 양성인 사람들이 해고 당하거나 보복 당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직장에서 차별당하고 괴롭힘을 겪는 일은 너무나 흔하다.

HIV 감염 여부 공개를 논외로 한다 해도, 암호화되지 않은 사용자 데이터 유출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 사는 곳의 법 때문에 커밍아웃할 수 없는 사람들을 아우팅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온라인 인터랙션과 연결에서 소수 집단의 특별한 니즈를 인식해야 한다. LGBTQ를 주고객으로 하는 기업들은 우리의 신뢰를 배신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개인 데이터 유출을 부끄럽거나 21세기의 삶의 안타까운 불편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LGBTQ에겐 이것은 생사의 문제가 될 수 있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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