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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물어 죽인 반려견이 안락사를 피하게 된 사연

독일 하노버에서 사는 스태퍼드셔 테리어 종 ‘치코’에게 벌어진 일이다.

ⓒHAZ TV

치코(chico)는 독일 하노버에 사는 스태퍼드셔 테리어 종의 반려견이다. 

치코는 4월3일(현지시간) 하노버 소방관들에게 붙잡혔다. 소방관들이 치코가 살던 아파트에 출동했을 때, 주인 레지메(Lezime K·52)와 아들 리리돈(Liridon·20)이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노버쉐 알게마이네 자이퉁(Hannoversche Allgemeine Zeitung)’에 따르면, 레지메를 만나러 온 딸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치코가 주인 모자를 공격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하노버 경찰은 “희생자들의 시신에서 개에게 물린 자국이 발견됐다”라며 이들이 치코에게 물려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소방관들에게 생포돼 지역 동물 보호소로 보내진 치코는 4월9일(현지시간) 절차에 따라 안락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치코의 사연이 알려진 뒤, 하노버에 사는 타냐 바그너(Tanja Wagner)는 한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 ‘치코를 살려둬라!(Lasst Chico leben!)’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바그너는 청원글을 통해 “두 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분명 비극이다”라며 “그러나 개의 잘못된 행동을 방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대응이었다”라며 치코를 다루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지 언론인 ‘하노버쉐 알게마이네 자이퉁(Hannoversche Allgemeine Zeitung)’에 따르면, 2005년부터 휠체어 생활을 한 레지메는 8년 전에 치코를 입양했다. 

자녀들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입양된 치코는 집안에서 철제 개장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들은 어려서부터 학습 장애를 겪어온 아들 리리돈이 치코를 데리고 산책을 나오는 장면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리리돈은 입양 전 투견으로 훈련을 받았던 경력이 있었다. 가디언(The Guardian)에 따르면 2011년 리리돈과 면담을 하려고 아파트에 방문했던 하노버 지역 사회복지사의 말에 따르면, 치코의 태생적인 공격성 탓에 가족 모두가 겁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전문 훈련사에게 맡기도록 권유했던 적도 있었다. 

이 복지사는 면담 뒤 “치코가 투견으로 훈련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는 내용도 보고서에 적은 바 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복지사의 권유에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이처럼 맹견으로 훈련된 치코가 사람을 무는 잘못된 습관을 교정받지 못한 채 안락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청원 사이트에는 일주일 사이에 25만명이 “안락사를 금지하라”는 내용의 청원을 남겼다. 

청원 사실이 알려지자 우도 뮐러(Udo Möller) 하노버시 대변인은 “시 당국이 치코를 주인으로부터 적절하게 분리하지 못했다”라며 “치코가 반려견 보호 시설에서 지낼 경우 더는 공포의 대상이 되지 않을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사실상 안락사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하노버 동물복지협회(Hanover Shwarzfeld) 관계자는 “치코를 반려견 보호 시설에 넣는 게 그의 목숨을 구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라며 “치코를 돌보게 될 때 발생하는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 지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반려견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매달 300~400유로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하노버 동물복지협회는 기부금을 모으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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