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럼프가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중대 결정"을 곧 내린다

군사대응이 임박했다는 신호.

  • 허완
  • 입력 2018.04.10 10:44
  • 수정 2018.04.10 11: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고한 시리아인들에게 가해진 악랄한 화학무기 공격을 규탄”한다며 “24시간~48시간 내에 중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시리아 동구타 두마 지역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의 군사대응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그는 시리아 뿐만 아니라 시리아를 지원해 온 러시아와 이란을 거명했다. ”(배후가) 러시아인지, 시리아인지, 이란인지, 그들 모두인지, 우리는 알아낼 것이고, 꽤 가까운 시일 내에 답을 알게 될 것이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빨리, 아마도 오늘 내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럴수도 있다”며 ”만약 그렇다면, 이건 매우 고달플 것이다. 매우 고달플 것”이라고 답했다. ”모두가 대가를 치를 것이다. 그(푸틴)도 그럴 것이다. 모두가 그럴 것이다.”

군사대응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이번 화학무기 공격의 배후에 대한 질문에는 ”그들은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볼 때 별로 의심의 여지가 없고, 우리 장군들이 아마도 24시간 내에 알아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진 군 지휘관 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밤, 아니면 그 바로 그 얼마 뒤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목격한 이런 잔혹한 행위들이 벌어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여러 옵션이 있다, 군사적으로. 곧 여러분들에게 알려줄 것이다.”

이같은 발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올렸던 트윗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짐승같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한 책임이 있는 러시아와 이란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트윗에 적었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꼭 1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지시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신경가스 공격을 감행해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 80여명이 숨진 데 따른 대응이었다. 당시 미군은 화학무기 공격을 벌인 시리아 공군의 비행장을 겨냥해 60여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레드라인’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듬해 알아사드 정권은 대규모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고, 미국은 군사대응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시리아에 잔류하고 있는 미군 병력을 철수시키고 ”이제 다른 사람들이 처리하도록 하자”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벌어진 화학무기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러시아와 이란 정부는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리 군 전문가들이 해당 장소를 방문했는데 염소나 나른 어떤 화학물질도 시민들에게 사용됐다는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이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화학무기 공격은 없었다”며 시리아에 대한 군사대응은 ”중대한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미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이번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OPCW는 ”화학무기가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소스로부터 추가 정보를 수집하는 사실확인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OPCW에 주어진 권한은 화학무기가 사용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까지일 뿐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책임소재를 가리는 문제는 OPCW의 권한 밖이라는 것. 이같은 권한을 갖고 있던 유엔-OPCW 공동조사 기구는 지난해 활동 연장을 앞두고 러시아가 비토권을 행사하면서 활동을 종료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시리아 #화학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