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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 기고글] 남극에도 봄이 오길

역사적인 결정을 만드는 데 우리도 힘을 더할 수 있습니다

  • 류준열
  • 입력 2018.04.09 20:32
  • 수정 2018.04.09 20:51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보는 모든 분들에 위로가 되길 바랐습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실어다 주는 시골의 푸르름이 편안함으로 잘 전해지길 바랐죠. 사실, 영화에 나온 장면처럼 직접 가보진 않아도 어딘가 있을 그 초록빛 시골 마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꽤나 상쾌해지고 때로는 위로가 되기도 하니까요.

지구 반대편도 같습니다. 새하얀 눈밭을 뒤뚱거리며 줄지어 걷는 펭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배들 들고 누워 일광욕 중인 바다표범의 모습을 떠올리면,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건 저뿐이 아니겠지요.

그래서 남극해가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이 더 안타깝게 들립니다. 이대로 가다간 남극 펭귄이 멸종돼서 더는 못 보게 될 수도 있단 거죠. 기후변화로 빙하가 계속 녹는 데다 남극해 조업이 활발해지면서 남극 동물들의 먹거리와 서식지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펭귄, 고래부터 바닷새까지 대부분의 남극 동물의 식량을 책임지는 크릴을 두고, 지금 남극은 사람들과 줄다리기 중입니다. 게다가 펭귄이나 고래가 먹거나 생활하는 서식지 인근에서 조업이 진행되면서,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조업하던 배들이 잘못될 경우, 선원들도 위험하지만 남극 바다에 좌초되거나 기름 유출로 남극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사실 남극해는 몇 종의 동물이 있는지 연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미지의 순수한 자연입니다. 크릴은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바다 깊숙이 저장해두면서, 공기를 더 맑게 하고, 기후변화를 더디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남극은 떠올리면 기분 좋아지는 마음 한 켠의 쉼터를 넘어서 우리가 존재하도록 만드는 자연 그 자체입니다. 남극이 없이는 우리의 미래도 같이 위협받을 수도 있겠죠.

이제 남극 바다를 보호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고, 남극해를 보호구역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국제회의가 올해 10월에 있습니다. 한국 면적의 18배인 남극 웨델해 보호구역이지정되면, 남극 동물들은 먹이를 두고 사람들과 벌였던 치열한 쟁탈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펭귄이나 고래와 같은 수많은 동물과 바다 친구들에게 안식처가 제공되는 셈이죠.

전 세계에 약 120만 명의 시민들이 그린피스를 통해 보호구역 지정을 요청하는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역사적인 결정을 만드는 데 우리도 힘을 더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나 정보 공유로 주변 분들에게 알리는 일부터 서명과 행사 참여까지. 남극해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주역이 되어 건강한 남극을 만드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누구의 소유도 아니기에 세계가 함께 목소리를 내고 보호해야 하는 곳, 남극 보호는 여러분들이 만들 수 있습니다.

남극에 지구상에서 가장 큰 자연보호구역을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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