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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유령주식’ 차단 ‘골든타임’을 놓쳤다

대규모 주식 착오 입고를 실행한 뒤 거래 차단까지 37분이나 걸렸다.

  • 김성환
  • 입력 2018.04.09 10:29
  • 수정 2018.04.09 10:32
ⓒ뉴스1

삼성증권 주가가 한때 12% 가량 급락한 것을 조기에 막을 수 있었지만, 삼성증권의 늦장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삼성증권이 대응경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담당직원은 전날(5일) 주식배당을 잘못 입력하고 최종 결재자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했음에도 6일 오전까지도 해당 오류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일 오전 9시30분 28억1000주의 대규모 주식 착오 입고가 실행됐다.

담당직원은 주식 입고가 이뤄진 뒤 1분 만인 오전 9시31분에 착오를 인지하고 윗선에 보고했다. 담당직원의 보고를 받은 증권관리팀장은 오전 9시39분에 본사 부서에 유선으로 사고상황을 전파했으며, 주식 입고가 이뤄진 뒤 15분 만인 오전 9시45분에 전사 지원부서를 통해 ‘직원 매도금지’를 현장에 유선으로 전파했다.

이어 업무개발팀은 오전 9시51분 사내망에 ‘직원계좌 매도금지’ 긴급 팝업 공지 후 5분 단위로 2회에 걸쳐 재팝업을 실시했다. 착오를 인지한 뒤 37분이 흐른 오전 10시8분에서야 시스템상으로 임직원의 전 계좌에 주문정지 조치가 이뤄졌다.

삼성증권이 늑장대응을 하는 사이에 삼성증권의 16명의 직원은 착오로 입고된 주식 중 501만여주를 주식시장에 매도했다. 이로 인해 삼성증권 주가는 한때 전일 종가 대비 약 12% 가량 급락(3만9800원→3만5150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주가급락 사태를 맞이한 삼성증권은 오전 10시12분 착오주식을 배당금으로 일괄 수정 조치를 했고, 오전 11시20분에 기관투자자로부터 주식차입(241만주)을 완료했으며, 오후 12시30분부터 오후3시30분까지 장내 매수를 통해 260만주를 매수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태는 결국 삼성증권 내부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는 물론 위기관리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총체적인 인재로 드러난 것이다. 여기에 일부 직원의 도덕적 헤이까지 겹치면서 애꿎은 투자자의 손해로 이어졌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의 금번 사고는 일부 직원의 문제이라기보다는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식배당 입력 오류 발생시 이를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았으며, 관리자가 이를 확인하고 정정하는 절차 또는 감시기능도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또 “자체적으로 입력 오류를 인지(09:31)하고도 실제 잘못된 주문을 차단(10:08)하는데 까지 37분이 소요되는 등 위기대응도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며 “삼성증권의 일부 직원은 회사의 경고메시지 및 매도금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착오 입고된 주식을 주식시장에 매도하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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