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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맹비난했다

전략 수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 허완
  • 입력 2018.04.09 10:39
  • 수정 2018.04.09 10:54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해 민간인 수십명이 숨졌다는 보도 이후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란을 맹비난했다. 두 국가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해왔다. 

백악관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시리아 공습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의 철수를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 러시아, 이란은 짐승 같은 아사드를 지원한 책임이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아무 이유도 없이 또 인도주의적 재난이 발생했다. 역겹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러시아와 이란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이유에서든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건 꽤 드문 일이다.

 

전날(7일) 시리아 정부군은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동구타 두마 지역에 화학무기 공격을 벌였다. 최소 70명이 숨졌으며, 희생자 중 여성과 어린이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리아, 이란, 러시아 정부는 화학무기 공격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시리아 관영 뉴스통신사 ‘사나’는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보도가 정부군의 공격에 밀려 무너져가는 ”테러리스트” 반군 측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과 특정 서방 국가들이 그런 의혹과 혐의를 제기하는 것은 시리아 정부 및 시리아 국민들을 겨냥한 새로운 음로론이자 군사 행동을 위한 핑계를 만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같은 근거 없는 거짓 추측의 목적은 테러리스트들 및 정치적 합의를 거부하는 완강한 급진 반군을 비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번 화학무기 공격을 시리아 정부군에 의한 것으로 규정하고 대응 방법을 논의하는 분위기다.

토마스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토요일 밤과 일요일 오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안보팀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는 특히 시리아에 대한 공습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끔찍한 사진들이다. 현재 우리는 이번 공격을 들여다보고 있다.”

꼭 1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지시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신경가스 공격을 감행해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 80여명이 숨진 데 따른 대응이었다. 당시 미군은 화학무기 공격을 벌인 시리아 공군의 비행장을 겨냥해 60여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 국무부는 토요일 밤 늦게 성명을 내고 ”화학무기 공격 의혹”에 대한 보도 내용은 ”끔찍하며 국제 사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시리아 정부군이 그동안 자국 국민들을 향해 화학무기를 써왔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1년여 전인 2017년 4월4일 아사드의 군은 칸 셰이쿤에서 100여명의 시리아인들을 숨지게 한 사린 가스 공격을 자행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무부는 ”시리아 정부를 확고하게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는 셀 수 없는 민간인을 겨냥하고 시리아의 가장 취약한 지역을 화학무기로 질식사시킨 이같은 잔혹한 공격에 대한  궁극적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Pool via 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리아에 주둔중인 미군 병력의 철수를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WP는 4일 트럼프 대통령이 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시리아에서 병력을 철수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군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이 거의 끝났다며 이후 시리아의 재건이나 안정화는 미군의 몫이 아니라고 말했다. 

NYT는 이날의 회의 이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이 즉각 철군 계획을 마련했다면서도 또다른 계획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남아있는 소수 IS 병력을 격퇴시키고 IS로부터 되찾은 지역의 군 병력들을 훈련시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이 얼마나 필요하냐?”고 물었고, 매티스와 던포드는 시간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1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전에 몇 년이 아닌 몇 개월이 걸린다면 ”(그 정도는) 지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화당 일각에서는 시리아에서의 철군 움직임이 시리아 정부의 잔혹한 행동을 유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은 ”시리아에서 철군하겠다는 대통령의 선언은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아사드를 더욱 대담하게 만들어 두마 지역에서 더 많은 전쟁 범죄를 저지르도록 했을 뿐”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는 ”대통령은 지난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응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군사 대응을) 해야 하며 아사드로 하여금 그 잔혹성의 대가를 치르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이란을 맹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이 어떤 구체적 군사행동 계획을 암시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시점에 주목했다.

일요일, 트럼프의 트윗은 폭스뉴스가 두마에서의 대량학살을 보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다. 폭스뉴스 앵커는 ”모든 시선”이 이제 대통령의 대응에 쏠릴 것이며, 지난해의 폭격이 미국의 동맹들로부터 ”찬사를 얻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4월8일)

한편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은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의혹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러시아도 별도의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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