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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07일 10시 56분 KST

무한도전, 박근혜에 '창조경제' 외압 받았다

징계 직전까지 갔다

이제 토요일에 무한도전을 볼 수 없다. ‘끝’이라는 말은 하지는 않았지만 ‘다시 시작’하는 날도 기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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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짐을 일단 벗어둔 김태호 PD는 작심한 듯 말을 꺼냈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박근혜 정부 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경영진이나 정부의 외압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무한도전은 높은 인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건드리기 어려운 프로였다. 정권은 오히려 ‘무한도전‘을 통해 정부정책을 홍보하고 싶어했다”고 전한 뒤 “2010년 ‘한식의 세계화’ 아이템은 마침 생각하던 아이템이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지원도 받았지만 우리가 거부한 아이템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이 CP(책임 프로듀서)에게 ‘창조경제’ 아이템을 다루라고 줄기차게 주문했다. 우리는 ‘못한다’며 1년을 버텼다. 하지만 끝내 말을 안 들으면 예능본부 선배들이 다칠 것 같았다”며 ”제가 회사 명령을 거역한 것으로 하고 징계를 받으면 이 일이 무마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다행히 그 행정관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면서 넘어갈 수 있었다”고 답했다.

김태호 PD는 MBC가 파업할 때마다 참여하며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일했다. 이 때문에 무한도전도 2012년, 2017년에 잠시 멈췄다. ”블랙리스트에 김 PD도 있냐”는 질문에 김태호는 ”제가 포함됐는지 여부는 나도 모른다. 2012년 파업 후 인사 불이익을 당한 동료들을 보면서도 더 이상 싸울 동력이 없었기에 정신없이 일에만 몰두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무한도전이 사측이나 정부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할 때면 경영진에 찍혀 밀려난 동료들이 ‘무도 때문에 버틴다’며 응원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그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돈 때문에 이직하지는 않는다’는 소신도 밝혔다. 김 PD는 ”왜 MBC로 남기로 했냐, 돈 욕심이 없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 돈을 욕심내고 싶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돈은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디서 돈을 더 준다고 해서 옮겼다가는 빚진 마음으로 시작해야 하고, 그러면 정작 콘텐츠는 2순위로 밀려난다”며 ”생각의 틀을 벗어나 마음껏 새로운 형식의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무한도전을 멈췄는데 이 기회를 그렇게 망가뜨리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무한도전이 언제 다시 돌아올지, 지금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그의 욕심과 소신대로라면 꼭 무한도전이 아니더라도 훨씬 더 나아진 '김태호 표 예능'을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