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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월5일은 식목일로 적당하지 않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한 달은 앞당겨야 한다.

  • 허완
  • 입력 2018.04.05 17:48
제73회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 봉명리 산 일대에서 행정안전부 직원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
제73회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 봉명리 산 일대에서 행정안전부 직원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 ⓒ뉴스1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1949년 지정돼 69년 동안 유지되어 온 4월5일 식목일 날짜가 바뀌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간기상업체인 ‘케이웨더’가 식목일 73주년을 맞은 5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식목일이 제정됐던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70여년 동안 식목일 기온이 지역별로 약 2∼4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40년대에는 서울·강릉·광주·대구·부산·제주의 식목일 평균 기온이 제주를 제외하면 모두 10도를 밑돌았다. 하지만 기온이 점차 상승하면서 1970년대 이후에는 모든 곳에서 10도를 웃돌게 됐다. 서울의 경우 최근 10년간 식목일 평균 기온이 10.5도로, 1940년대 평균기온인 7.9도보다 2.6도 높아졌다. 기온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릉이다. 최근 10년 평균기온이 11.2도로 1940년대 6.7도보다 4.5도나 높아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평균 기온이 6.5도일 때가 나무 심기에 가장 적합하다. 최근 10년간 서울의 하루 평균 기온이 6.5도를 기록한 시점은 3월16일이었다. 한반도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1946년 4월5일의 기온 수준이 지금은 3월 중·하순으로 당겨진 것이다. 식물학자들은 4월에는 이미 싹이 트고, 꽃눈이 트기 때문에 4월5일은 나무 심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서울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달 29일 식목일을 앞당겨 나무 심기 행사를 치렀다.

날씨가 제주만큼 따뜻한 대구시는 이미 30년 전부터 4월5일보다 빠른 날짜에 식목일 행사를 치르고 있다. 대구의 4월5일 식목일 행사는 1998년이 마지막이었다. 대구 지역 언론 보도를 보면, 올해 대구시가 주관한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는 식목일인 4월 5일보다 20일 빠른 지난달 16일에 열렸다. 지난해에는 3월 23일에 열렸고, 2016년과 2015년에는 각각 3월 25일, 3월 27일에 행사가 개최돼 행사 날짜가 당겨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를 반영해 2007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식목일 날짜를 앞당기도록 검토를 지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정부는 식목일의 상징성을 고려해 바꾸지 않기로 했다. 현 정부의 산림청도 식목일 날짜는 바꾸지 않고, 나무 심는 시기를 2월 말부터 4월까지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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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구온난화 #식목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