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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완화하려 한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 허완
  • 입력 2018.04.03 16:23
ⓒThomas Trutschel via Getty Images

워싱턴(로이터) - 트럼프 정부가 2일 자동차의 연비를 높이는 내용을 담은 오바마 정부 시절의 계획을 뒤엎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의 규제기준을 약화시킴에 따라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 규제기준을 놓고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연방 정부가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성명에서 2022년에서 2025년에 출시될 신차에 대한 배기가스 규제기준은 적절하지 않으며 수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프루잇 청장은 오바마 정부가 연비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았으며 ”현실에 맞지 않는 기준을 상정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정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오바마 정권의 기준은 2025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연비를 약 두 배 높여 갤런당 약 80km(리터당 약 23.3km) 정도까지 올리는 것이었다. 이 정책의 지지자들은 청정 테크놀로지의 혁신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오래 전부터 차량 매연 물질 일부에 대해 미국 전체보다 더 강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환경보호청의 허가를 받았다. 뉴욕, 펜실베이니아, 메사추세츠 등 12개 주는 캘리포니아의 차량 배기가스 규제기준을 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으며 거대한 차량 시장인 캘리포니아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비를 놓고 전쟁을 벌이게 됐다.

프루잇 청장은 각 주가 자체적 규제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캘리포니아가 더 강력한 환경 기준을 추진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환경보호청은 캘리포니아가 자체 연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프루잇 청장은 “국가적 기준을 정하는 게 미국에 가장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환경보호국의 이번 행동에 크게 반발했다. “이 부정적이고 겉치레 뿐인 권력 남용은 우리의 공기에 독이 될 것이며 모든 미국인들의 건강을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다.”

메리 니콜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장은 캘리포니아는 “현재의 차량 배기가스 규제기준을 강력히 지킬 것”이라 밝혔다. 

ⓒLukas Schulze via Getty Images

 

2011년 구제금융 협상 당시 자동차 업계는 오바마 정부에 배기가스 환경기준 완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프루잇 청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복잡한 규제 기준을 더 쉽고 저렴하게 충족할 수 있도록 기준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배기가스 규제기준은 차량의 크기, 차량으로 분류되느냐 트럭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자동차 회사들은 엔진 생산 비용을 늘어나게 하는 규칙들도 피하고 싶어한다.

“우리 모두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격적이면서도 충족 가능한 방안과 다양한 규정 준수 방법을 제공하고, 소비자 역할을 고려하는 단일한 전국적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일이다.” 글로벌자동차생산자협회(Association of Global Automakers)의 존 보젤라 회장의 말이다.

자동차제조업체연합(AAM: Alliance of Automobile Manufacturers)의 글로리아 버그퀴스트 대변인은 프루잇 청장이 올바른 결정을 했다며 트럼프 정부의 결정이 (화석)연료 업계를 성장시키고 “더 많은 미국인들이 (저렴하게) 새 차량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배기가스 환경 기준이 변하면 포드, 제너럴 모터스, 테슬라 같은 자동차 업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동차 업계는 국가적 차원의 연비규제 방안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낙관을 품어왔다. 자동차부품제조업 협회(Motor and Equipment Manufacturers Association)의 스티브 핸드슈는 규제의 조정과 유연성을 지지한다면서도 “우리는 기준의 큰 변화를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강력한 환경 규제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것이라며 프루잇의 결정을 비판했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연비 규제 지지자들은 이 규제로 인해 자동차 기술 분야에서 큰 진전이 있었으며, 이를 완화하면 전기차량 의무화로 나아가고 있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서 미국 차량 판매에 궁극적으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천연자원보호위원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의 루크 토나첼은 “우리의 공기를 깨끗하게 하고, 운전자들의 유류 비용을 아껴주고, 일자리를 만드는 테크놀로지 혁신을 주도하는 성공적 안전 장치를 위험하게 하여 미국을 뒷걸음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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