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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이 돌연 미국으로 떠났던 이유

한국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초청 강연자로 나와 말했다.

  • 김성환
  • 입력 2018.04.03 16:57
  • 수정 2018.04.03 17:31
ⓒSBS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40)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이 전 연구원은 2008년 4월 정부의 우주인 사업에 선발돼 러시아의 우주국제정거장(ISS)에서 10여일 동안 머물렀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구로 귀환한 뒤에는 2012년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돌연 미국으로 떠난 바 있다. 

이 전 연구원은 4월3일 대전 유성구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한국마이크로중력학회 2018 학술대회 초청 강연자로 나와 당시 미국행을 선택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털어놓았다. 

“평생 (우주 관련) 강연만 하고 살 수는 없었다. 예순 살 쯤 됐을 때도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며 지내고 있을 것만 같은 두려움이 매우 컸다... 마치 유행가 하나로 평생 우려먹고 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은 강연이라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에 그대로 있으면서 행보를 바꾸긴 정말 어려웠다.” (연합뉴스 4월3일)

이 전 연구원은 우주인 경험을 바탕으로 외부 강연 등을 해오다 2012년 8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휴직계를 내고 미국으로 떠났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버클리)에 입학해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아왔으며, 2013년 8월에는 미국 교포와 결혼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는 휴직기간이 끝난 2014년 8월 사직서를 냈다. 

이 전 연구원의 퇴사 소식이 전해진 뒤, 한국 언론에서는 정부가 260억원을 들여 추진한 우주인 양성 프로젝트가 일회성에 그쳤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이 전 연구원이 미국 교포와 결혼하면서 국적까지 포기해 ‘먹튀’를 한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 전 연구원은 당시 불거진 논란에 별다른 반론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그 이유도 언급했다. 

“전 세계 모든 우주인이 자신의 작은 행동 하나가 어린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심하고 있다. 설사 누가 잘못했든지 어린이들에게 우주인이 누군가와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연합뉴스 4월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5월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를 만나, 소유스호에 탑승해 우주로 가져갔던 태극기를 선물받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5월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를 만나, 소유스호에 탑승해 우주로 가져갔던 태극기를 선물받고 있다. ⓒ한겨레/김종수

귀국 뒤 MBC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행 뒤 불거진 국적 논란에 대해서도 자세히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 국적을 포기한 적이 없다”며 여권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사실 제일 답답하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건 국적 논란이었어요. 그러니까 남편하고 결혼을 하고 하루도 채 되지 않아서 제가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더라고요. 

근데 사실 그 당시에는 제가 미국의 유학생으로 학생 비자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영주권이나 시민권에 대한 생각조차도 안하고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결혼하면 당연히 미국 시민이 되는 것처럼 이제 기사가 나고. 한국 국적을 포기 했다더라. 근데 그게 이제 제가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던 이유는. 말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었어요. (MBC 4월3일)

앞서 이 전 연구원은 과학잡지 ‘에피’ 3월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우주인 양성 프로젝트에 대해 10년 만에 언급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나는 (한국의) 우주인 배출 사업이 만들어낸 상품”이라며 “후속 계획이 없었다는 점에서 우주과학발전의 관점에서는 성공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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