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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테슬라는 최악의 위기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테슬라는 '자동차의 미래'처럼 보였다. 그러나...

  • 허완
  • 입력 2018.03.30 18:00
  • 수정 2018.03.30 18:06
ⓒJohn Keeble via Getty Images

테슬라의 엔지니어링 총괄 덕 필드는 지난 23일 직원들에게 이메일 한 통을 보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이메일에 나타난 그의 메시지는 패색이 짙은 전투를 이끄는 장군을 연상하게 했다. 그는 테슬라의 성장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을 ”비방자(haters)”들로 지칭하며 ”그들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자”고 적었다. 

그는 테슬라에 대한 공격에 대해 ”나로서는 모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여러분들도 그래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가 우리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한 가지를 알아내기 위해서다. 테슬라는 일주일에 얼마나 많은 모델3를 만들 수 있나? (...) 이건 테슬라 역사상 대단히 중요한 순간이며,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이메일 내용 중 일부다.

테슬라는 회사 설립 이후 가장 큰 위기를 겪는 중이다. 지난 3주 동안 시가총액은 4분의1 가까이 빠졌고, 회사채 가격은 불량채권 수준으로 수직낙하 중이다. 보유 현금은 계속 고갈되고 있다. 자금을 끌어오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무디스 신용등급은 ‘B3’로 떨어졌다. ‘높은 신용위험’ 구간 중에서도 가장 낮은 등급이다. 

며칠 전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모델X가 충돌 뒤 폭발하는 사고가 났다. 운전자는 사망했고, 수사당국은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29일에는 볼트 불량으로 모델S 12만3000대에 대한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모델3를 시승해 본 이들은 조립품질 문제와 터치스크린 결함 등을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테슬라 주가하락에 베팅해 온 투자자들이 꽤 많다. 헤지펀드 빌라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존 톰슨도 그 중 하나다. 그는 자신이 운용하는 2500만달러(약 265억원) 규모의 펀드 중 가장 큰 비율을 테슬라 숏 포지션에 쏟아붓고 있다. 

그는 테슬라가 4개월 내에 파산할 것이라고 말한다. 톰슨은 마켓워치에 ”기업들은 결국 수익을 내야 하는데 테슬라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건 내가 본 것들 중 최악의 손익계산서 중 하나다.”

그는 또 테슬라가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현실을 직시하자면, 테슬라는 포드보다 두 배 높은 기업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포드는 지난해 600만대의 차를 만들어 76억달러의 수익을 냈다. 그동안 테슬라는 10만대를 만들어 20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 게다가 포드는 ‘비 오는 날’을 대비해 120억달러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다가오는 3개월 내에 현금이 바닥날 가능성이 높다. 나는 내 경력에 있어 이렇게 터무니 없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AFP Contributor via Getty Images

 

테슬라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모델3의 생산규모를 늘리는 일이다. 테슬라는 2016년 공개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생산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처음부터 어느 정도는 예견됐던 일이다.

2017년 말로 잡았던 주당 5000대 생산 목표 달성 시점은 세 번이나 연기됐다. 올해 6월말까지로 미뤄놓았지만 약속이 지켜질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덕 필드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하루에 300대’ 생산을 돌파하면 ”놀라운 승리”가 될 것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1분기 목표치는 주당 2500대 생산이다. 애초 계획 대로라면 이미 지난해에 달성됐어야 하는 규모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가 몇몇 획기전 발전을 이뤘고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이를 따라잡기 위해 재빨리 움직이게 만들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테슬라는 자신들이 제시한 목표와 데드라인을 맞추는 데 번번이 실패해왔다”고 지적했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금 속도대로라면 테슬라는 올해 말까지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며 ”더 안 좋은 소식은 이같은 현금 유동성 유출 규모마저 실제보다 낮게 집계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치비를 투자성 현금으로 계상하면서 부실 규모를 과소 평가했다는 것.

또 WSJ은 테슬라가 (부품 공급업체 등에) 지불해야 할 미지급금이 크게 늘어난 반면 앞으로 받을 미수금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1분기 말까지 주당 2500대 생산 목표 전망치를 맞추지 못하면 부품 공급사들도 불편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는 ”올해 말까지 유동성이 매우 빡빡할 것”이라는 무디스 부르스 클락 선임 부사장의 말을 인용했다. ”테슬라는 자본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어내야 할 것이다.”

이 매체는 ‘테슬라는 미래처럼 보였다. 이제 몇몇 사람들은 테슬라에게 미래가 있는지 묻고있다’는 제목을 달았다. WSJ는 테슬라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다음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모델3 출고량과 생산량 등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모두가 테슬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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