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선에 대한 범죄 혐의 수사가 ‘마녀 사냥’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 년 넘게 불평해왔다. 그런데 로버트 뮬러 특검은 바로 그 러시아 마녀를 찾아낸 것 같기도 하다.

뮬러 특검팀이 최근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2016년 대선을 앞둔 마지막 몇 달 동안 트럼프 선거대책부본부장이었던 릭 게이츠는 러시아군의 정보당국 출신과 접촉했으며, 게이츠는 상대방의 배경을 알고 있었다.

특검은 네덜란드 변호사 알렉스 판 데 즈완에 대한 의견서에서 “특검을 돕는 FBI 특별 수사관들은 A씨가 러시아 정보국과 연관이 있으며 2016년에도 그런 연관을 맺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연방검사들에게 거짓 증언을 한 혐의를 인정했으며, 다음달 3일 판결을 앞두고 있다.

허프포스트는 검찰의 이 의견서 이후 뮬러 특검 수사의 정당성에 계속해서 의문을 표하던 트럼프의 반응이 정당한지 물었으나 백악관은 대답하지 않았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백악관 측에서 늘 하곤 하는, 트럼프와 선거캠프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전면적 부정을 했다.

“공모는 없었다고 우리는 확신한다.” 샌더스의 말이다. 

트럼프는 14개월 전 취임한 후 뮬러의 수사가 ‘사기’이고 ‘마녀 사냥’이라고 수십 번이나 말했다. 최근엔 ‘마녀 사냥(witch hunt)’라는 단어를 전부 대문자로 써서 강조하기도 했다.

“공모는 없었고 범죄도 없었기 때문에 뮬러의 수사는 시작되어서는 안 되었다. 부정직한 힐러리와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돈을 대고 해외정보감시법(FISA)을 남용해 내 선거캠프를 부적절하게 감시한 거짓 행위와 가짜 서류에 기반하고 있다. 마녀 사냥!

트럼프가 3월 17일에 올린 트윗이다.

이틀 뒤에는 “엄청난 이해 충돌이 딸린 완전한 마녀 사냥!”이라고 트윗했다. 

27일 제출된이 문서는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뮬러 특검 측에서 나온 가장 최근의 문서다. 뮬러 특검은 현재까지 다섯 건의 혐의 인정 진술을 이끌어 냈고, 트럼프의 당선을 도왔던 러시아인 13명과 트럼프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 등 총 14명을 기소했다.

게이츠는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부본부장이었으며 이후 공화당 전국위원회와의 연락 담당을 맡았다.

매너포트와 게이츠는 우크라이나의 친 러시아 성향 정치인들을 돕는 비즈니스 파트너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돈 세탁을 했다는 내용도 기소장에 들어있다. 게이츠는 유죄를 시인하고 뮬러 특검에 협조하고 있으며, 매너포트는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A씨’가 누구인지 법원 서류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게이츠와 매너포트를 위해 키예프에서 로비 사무실을 관리했던 콘스탄틴 킬림니크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당시 뮬러 수사에 대응하는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존 도드가 매너포트와 트럼프의 첫 국가 안보 고문 마이클 플린을 사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장성 출신인 플린 역시 러시아 수사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고 시인한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면할 경우 트럼프에 대한 개인적 증거를 수집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으나, 뮬러가 사법 방해를 증명하기는 더 쉬워진다.

허프포스트는 28일 도드와 짧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도드는 사면 이야기를 부인했다. 그는 “나는 그런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말한뒤 전화를 끊었다.

28일 언론 브리핑에서 샌더스는 사면에 대한 논의 관련 질문 전부를 백악관의 뮬러 수사 담당 변호사인 타이 콥에게 넘겼다. 타이 콥 역시 성명에서 사면 논의를 전부 부인했다.

미국 정보 기관들은 2016년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을 뿐 아니라, 트럼프를 돕고 힐러리 클린턴을 해치려 했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Robert Mueller May Have Found That Witch That Trump Claims He’s Hunting Fo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