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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반(反)유대주의자의 범행이었다.

  • 허완
  • 입력 2018.03.28 15:44
ⓒLIONEL BONAVENTURE via Getty Images

파리에서 80대 유대인 여성 미렐 놀이 살해되는 사건이 23일 벌어졌다. 미렐 놀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다. 반(反)유대주의에 의한 범죄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프랑스 유대인 단체들이 시위와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의 유대인 지도자들은 프랑스 정치인과 시민들에게 반 유대주의에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를 재확인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미렐 놀과 최근 프랑스에서 일어난 반 유대주의 사건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28일의 침묵 시위에 동참하라는 목소리도 일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느끼고 이 싸움에 적극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반 유대주의 폭력이 자라나면 민주주의가 위험해진다.” 전미 유대인 위원회 유럽 지부의 시몬 로당-벤자켕이 허프포스트 프랑스에 기고한 글이다.

범인들은 지난 23일 놀의 아파트에서 놀을 흉기로 11번 찌르고 집에 불을 질렀다. 시신도 일부 탔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두 남성이 반 유대주의 동기에 의한 살인 혐의로 체포되었다고 AP는 전했다.

놀의 아들인 다니엘 놀은 어머니가 용의자 중 한 명을 오래 알고 지냈으며, 자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에 자주 초대했다고 말했다.

“내 어머니는 지식,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죽은 것이다.” 다니엘이 AP에 한 말이다

ⓒLIONEL BONAVENTURE via Getty Images

 

홀로코스트를 피하고 살아남았던 놀이 이렇게 죽게 된 것이 비극적 아이러니라고 언급한 유대인 지도자들도 있었다. 1942년 당시 9세이던 놀은 파리의 유대인들 수천 명이 나치 수용소로 끌려갈 때 ‘벨로드롬 경기장’ 사건에서 간신히 위기를 피했다. 브라질 시민권이 있는 가족들의 도움 덕택이었다고 AP는 전한다. 놀의 가족들은 포르투갈로 피신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놀은 고국인 프랑스로 돌아왔다.

당시 13000명 이상이 체포되었고, 대부분은 아우슈비츠에서 죽음을 당했다.

프랑스 유대인 단체들을 대표하는 프랑스 유대인 단체(CRIF)의 프랑시스 칼리파는 놀이 ‘학살 당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끔찍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놀은 나치의 반 유대주의에서 탈출했으나, 결국 그녀의 운명은 그녀를 따라왔다. 반 유대주의 때문에 살해 당했기 때문이다.” 칼리파가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프랑스의 랍비인 하임 코르시아는 놀의 죽음에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코르시아는 이 사건을 파리의 같은 지역에서 작년 4월에 벌어진 사라 할리미 살인 사건과 비교했다. 정통 유대교 신자이던 65세의 사라 할리미는 공격 당한뒤 창문 밖으로 던져졌다. 용의자는 말리 출신이다. 프랑스 검찰이 할리미의 살인이 반 유대주의 공격이라고 결론내리는데는 몇 개월이 걸렸다.

“이 살인자들의 끔찍한 범죄와 폭력은 동일하며 인간성의 부정적인 면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코르시아가 쓴 트윗이다.

ⓒLIONEL BONAVENTURE via Getty Images

 

프랑스의 유대인 커뮤니티는 최근 몇 년 간 안전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2015년에는 파리의 코셔 슈퍼마켓에서 4명이 살해 당했다. 이 사건 이후 프랑스 유대인 8000명 가까이가 이스라엘로 이주했다고 한다.

2012년에는 툴루즈의 유대인 학교 앞에서 세 아이와 교사 한 명이 살해당했다.

프랑스에서 2017년에 반 유대주의 폭력은 26% 증가했다. 유대교 회당 시너고그와 공동묘지 훼손은 22% 증가했다고 한다.

올해 1월, 파리 근처의 코셔 식품점이 방화로 의심되는 피해를 입었다. 몇 주 뒤 유대교 모자인 키파를 쓴 8세 소년이 파리 북부 교외에서 폭행당했다.

CRIF의 역사가인 마라크 노벨은 할리미와 놀의 죽음은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공포와 불안”을 일으켰다고 더 로컬 프랑스에 말했다.

“극도의 충격을 받고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파리 시민들에게 놀을 기리는 3월 28일의 침묵 행진에 참여하자고 촉구했다. 여러 프랑스 정치인들 역시 참가할 예정이라고 AP는 전했다.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놀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으며 “반 유대주의에 맞서 싸우겠다는 전적인 결심”을 밝히는 트윗을 썼다.

로당-벤자켕은 정치인들의 이런 발언은 프랑스 유대인들이 ‘덜 외롭게’ 느끼는데 도움이 되긴 하나, 프랑스 시민과 사회 전체가 더욱 나서야 한다며 3월 28일에 모든 파리 시민들이 ‘우리의 살해당한 할머니’를 위해 행진하자고 말했다.

“프랑스 유대인들은 이러한 증오가 퍼질 것이고, 궁극적으로 모든 프랑스인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시민들에게 경고하려 했지만, 귀를 기울인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믿는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French Jewish Leaders ‘Horrified’ By Murder Of Holocaust Survivo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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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반유대주의 #홀로코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