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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극비' 중국 방문이 이뤄진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벌어진 일들

철통같은 삼엄한 보안이 이뤄졌다.

  • 허완
  • 입력 2018.03.27 19:58
ⓒFRED DUFOUR via Getty Images

26일 오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전격 방중 조짐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전날 북-중을 잇는 열차가 통과하는 랴오닝성 단둥역 주변에 경계가 강화됐고, 북한 특별열차가 통과했다는 소식이었다. 이어 26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하는 특별열차의 모습이 일본 <엔에이치케이>(NHK)와 <니혼티브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방중 때 탔던 노란선이 그려진 녹색 열차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같은 해에 북한 최고 통치자가 된 지 7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순방에 나선 순간이었다.

김 위원장 일행은 26일 오후 베이징역에서 중국 쪽으로부터 성대한 국가원수급 예우를 받으며 승용차로 갈아탄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색 승용차 10여대와 이를 호위하는 사이드카가 베이징 중심가를 질주하는 동영상은 에스엔에스를 통해 누리꾼들에게 순식간에 퍼졌다. 김 위원장 방중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지만 중국 당국과 언론은 침묵을 지켰고, 인터넷에서 북한(조선) 관련 검색이 차단될 정도로 검열 수위가 높아졌다. 

ⓒFRED DUFOUR via Getty Images

 

김 위원장의 차량 행렬은 우선 중국 지도자들의 집무실과 거처가 있는 중난하이를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렵부터 각국 취재진은 국빈 숙소인 조어대와 국빈 방문 환영행사 및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인민대회당을 지켰다. 경계가 삼엄했다. 근접 촬영이 불가능한 탓에 차량에 탑승한 이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만찬 시각에 맞춰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차량 행렬은 밤 10시10분이 돼서야 인민대회당을 떠났다. 김 위원장 일행은 삼엄한 경계로 둘러싸인 인민대회당에서 3시간가량 머물렀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과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을 촬영한 매체는 없었다. 김 위원장 행렬이 떠나기 전 보안요원들이 현장의 취재진을 모두 검문소로 모아놓고 소지품 검사와 신분 기록 등을 진행하면서 취재를 원천 차단했다. 

ⓒFRED DUFOUR via Getty Images

 

27일 아침 숙소인 조어대의 모든 출구는 접근 불가였다. 오전 9시30분께 검정 차량 10여대가 전날과 마찬가지로 ‘모터케이드’(차량 행렬)를 꾸려 출발해 30분가량을 달렸다. 도로를 전면 통제한 탓에 취재진은 통제구간 공지와 에스엔에스의 게시물 등을 통한 간접적인 추적만 가능했다. 김 위원장 일행의 차량은 대학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중관춘에서 30분가량 머문 것으로 보인다. 주중 북한대사관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중관춘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2011년 5월 김정일 위원장도 베이징을 방문해 통신서비스업체인 선저우수마(디지털차이나)를 방문해 중국의 첨단 정보기술 산업에 관심을 보였다. 김 위원장도 아버지의 당시 행보를 염두에 뒀을 수 있다. 오전 10시30분께 중관춘을 출발한 차량들은 도심 대로인 창안대가를 거쳐 남쪽의 천단(톈탄)공원으로 향했고, 낮 12시까지 머물렀다.

오후 1시께 차량 행렬이 조어대를 떠나는 모습이 다시 취재진에 포착됐다. 차량에는 노란색 표지가 붙어 있었지만 외교 번호판을 달고 있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은 전날 밤에 조어대 18호실에서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김정일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하면 항상 머문 곳이다.

오후 3시15분께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선 김 위원장 방중 여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화춘잉 대변인은 “현재 아는 것이 없다. 만약 소식이 있으면 발표하겠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이 무렵 김 위원장 일행은 베이징역에 진입해 특별열차에 탑승했다. 역사 주변에는 경찰이 곳곳에 배치됐고, 일반 여행객 진입이 원천 봉쇄됐다. 베이징을 떠난 김 위원장 일행의 열차가 어디를 향했는지는 27일 저녁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곧바로 평양으로 향했을 수도 있지만 중국의 동북 지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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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중국 #시진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