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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에 서울시장 후보가 정말 없는지 살펴봤다

홍정욱 전 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그리고 김병준 국민대 교수도 출마를 거절한 상태다.

  • 김성환
  • 입력 2018.03.27 18:00
  • 수정 2018.03.27 18:27
ⓒ뉴스1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 후보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내 경선이 아닌 이른바 원외 인사를 통한 ‘전략공천’을 통해 서울시장 선거 후보를 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스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홍 대표는 홍정욱 전 의원(헤럴드 회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접촉해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다. 그러나 세 명 모두 출마를 거절했다.

홍 대표는 최근 네 번째 영입 후보로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에게도 서울시장 출마를 제안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는 답변을 들었다. 

네 차례 이어진 영입 실패로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홍 대표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원외 뿐만 아니라 원내에서도 후보군을 물색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런데 정말 자유한국당에는 서울시장에 출마할 후보가 없는걸까. 

홍 대표도 고민하고 있겠지만, 조금이나마 출마 가능성이 있을법한 인물을 중심으로 이들의 출마 가능성 여부를 살펴봤다. 

ⓒ뉴스1

1. 나경원 의원

나경원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경쟁을 하다 낙선했다. 서울시장 후보 외부 영입에 실패하면서 또다시 서울시장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나 의원에게는 결정적인 걸림돌이 있다. 홍 대표와 관계가 좋지 않다. 

나 의원은 지난 2월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홍 대표와 사이가 좋지 않냐는 질문에 “굳이 방송에서 말씀 더 안 드리겠다. 사이가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생각이 많이 다른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심지어 홍 대표가 중심이 돼 추진하는 전략공천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안 하는 듯 하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의 심경을 엿볼 수 있다. 

계속해서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온다. 나갈 건가. 

생각 없다. 어차피 당이 전략공천을 한다고 하지 않나. 이런 상황에서 누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갈 수 있겠나. 그리고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낙선이 뻔해 보이는 것 아닌가. (더팩트 인터뷰, 3월23일

ⓒ뉴스1

2. 황교안 전 국무총리 

한때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인물이다. 스스로도 출마 가능성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황 전 총리는 2017년 10월27일 강연회에서 “서울시장을 넘어 대통령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는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좋은 질문을 해주셨다. 지난 50년간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이 문제도 하나님께서 뜻을 보여주시리라 생각한다.” (조선일보 2017년 10월28일

앞서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뒤 “대통령에 출마하라”는 권유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 전 총리는 고심 끝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뜻을 보여주시기도 전에 자유한국당의 반응이 나왔다. 홍 대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후보로 황교안 전 총리는 절대 아니다”라며 “황 전 총리가 나오면 탄핵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뉴스1

3. 김용태 의원 

김 의원은 3선 의원 출신 경제·금융 전문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서 창당 멤버로 있다가, 최근 복당했다. 

김 의원은 나 의원과 함께 꾸준히 서울시장 후보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이다. 그리고 본인도 “출마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한 적은 없다.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밝히신 적은 없지만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으십니다. 혹시 출마를 검토하실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까요? 

저는 3월말까지 혁신안 발표하는 게 매진하는 게 저한테 가장 중요한 일이고요. 지금은 그런 것을 전혀 검토할 계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2018년 1월29일)

ⓒ뉴스1

4.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이미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다만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김 전 지사는 3월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와 당이 어려운 지금, 선당후사의 각오로 6월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선전하도록 힘껏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뉴스1

5. 이인제 의원 

인물난을 겪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을 보면서 ‘피닉제’(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를 떠올린 이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피닉제’는 자유한국당의 충남도지사 후보로 유력한 상태다. 

다만 위기에 빠진 자유한국당을 구하려면 불사조의 힘을 빌려야 할 수도 있다. 

ⓒ뉴스1

6. 김정기 노원병 조직위원장

김정기 자유한국당 노원병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의 유일한 서울시장 후보 지원자다. 자유한국당의 공천 심사 과정에서 홀로 서울시장 후보 지원을 했다.  

숭실사이버대학교 초대총장과 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를 지낸 김 위원장은 3월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이미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략공천은 반대지만 공정한 경선이라면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을 바꿀 의사가 없어 보인다. 

ⓒ뉴스1

7. 배현진 송파을 조직위원장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 송파을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은 사실상 자유한국당의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로 낙점된 상태다. 

홍 대표의 인재 영입으로 입당한 배 조직위원장은 나경원 의원의 뒤를 이을 여성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 시각이) 싫지 않다. 다만 나 의원께서는 의원 생활을 열심히 하시면서 성과로 보여준 게 많다. 저는 아직 시작단계인 만큼 제 나름대로 당차게 해나가서 평가를 받겠다.” (뉴스1 3월21일)

나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출마를 통해서 정치인으로서 ‘다양한’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배 조직위원장을 언급하며 “들개 조련사로서 배현진을 조련해서 반드시 6·13 선거에 꼭 당선시키겠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어쩌면 서울시장 출마가 정말 혹독한 훈련은 될 수도 있겠다. 

ⓒAFP Contributor via Getty Images

8. 그리고, 홍준표 대표  

이렇게 말 그대로 ‘후보기근현상’을 겪는 탓에 자유한국당 안에서는 홍 대표가 직접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등장하는 상황이다.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3월27일 pbc 라디오 인터뷰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그런 결기를 가지고 이번 지방선거에 임해달라는 뜻이지 서울시장으로 출마하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인재영입이 잘 안 되는 사정에서 지방선거 분위기를 어둡게 하고 있는데 이것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그런 정도 결기는 필요하지 않겠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출마와 관련해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가 나오면 15% 득표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박 전 의원은 “당 중진들과의 내홍도 가라앉히고, 대표로서 책임있는 지도력도 보이고, 서울시장 후보도 구하는 일석삼조의 해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3월2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지방선거의 70~80%는 서울시장이다. 그런데 서울시장 후보를 한국당이 못 내고 우리 후보가 서울시장의 중심이 된다? 이것만 해도 사건”이라며 “지방선거 전 홍준표 대표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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