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8년 03월 27일 12시 36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3월 27일 12시 41분 KST

자유한국당은 한 주 동안 모두 네 차례 ‘개’를 언급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말만 했던 게 아니었다.

뉴스1
3월27일 오전 광주 광산경찰서 1층에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고 적힌 펼침막이 내걸렸다. 광산경찰서 경찰관들은 자유한국당이 경찰을 사냥개·미친개로 표현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3월26일 오후 이 현수막을 경찰서 안 두 곳에 내걸었다. 

자유한국당과 경찰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개싸움’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수사 책임자인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도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감을 억제하기 힘들다”라고 언급하는 등 경찰 조직 전체가 자유한국당을 향해 반발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월26일 발언의 진화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밤낮으로 수고하는 일선 경찰의 명예”를 언급하며 돌연 자세를 낮춘 뒤 “장 대변인이 지목한 대상은 정권 충견 노릇을 자처하는 울산지방경찰청의 일부 정치경찰에 한정돼 있다”고 해명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자유한국당이 스스로 꺼내든 ‘미친개’ 카드가 자충수로 돌아오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3월22일부터 3월26일까지 닷새 남짓 내놓은 대표·원내대표의 반응과 정당 논평 등을 살펴보면 ‘미친개’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미친개’를 포함해 자유한국당이 언급한 개의 종류가 모두 네 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반려인이 많이 모여 있는 정당이라고 여겨질 만큼 유달리 ‘개’와 관련한 표현이 줄을 이었다. 

자유한국당이 어떻게 ‘개’에 빗댄 표현을 사용했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1. 사냥개  

‘개’ 이야기를 처음 꺼내든 인물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였다. 홍 대표는 3월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찰이 새누리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소수 검찰의 사냥개 노릇도 참고 견디기 힘든데 수 많은 경찰이 떼거지로 달려든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끔찍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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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친개

같은 날 오전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문제의 “미친개” 발언을 꺼냈다. 장 대변인은 “울산지방경찰청의 수사가 정치 공작”이라고 언급하며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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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들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월22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저는 들개라는 별명을 좋아한다”라며 “특히 엄동설한에 버려진 들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나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야 하는그런 처절한 심정을 가지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김 원내대표는 송파을 조직위원장으로 영입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를 들개처럼 조련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저는 들개 조련사다”라며 “들개 조련사로서 배현진을 조련해서 반드시 6·13 선거에 꼭 당선시키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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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이날 들개에 대한 논평도 냈다. 논평 제목은 “들개에게 물려본 적이 있는가”다.  

“들개처럼 싸운다는 말에 담긴 처절함과 명예를 모르는 민주당의 식견이 안타깝다. 들개의 야성을 아는가. 들개는 목숨을 걸고 목표를 향해 돌진한다. 왜 그러는지 아는가.

들개는 광야에 산다. 쫓겨났기 때문이다. 김성태 대표가 왜 들개를 말하는지 아는가. 제1야당 원내 대표임을 인정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의해 험한 광야로 내 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김 대표의 들개 정신은 잘못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온몸으로 저항하는 우리당의 정신이다. 그 처절함을 아는가.”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3월23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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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냥, 권력의 개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 발의도 ‘개’에 비유해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3월26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의장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개헌안이 순식간에 의결된 점을 꼬집으며 ‘권력의 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대통령 심기만 경호하고 국민 의견을 경청할 의무는 하수구에 버린 그대들의 모습은 역사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 당신들은 권력의 환관이며 비열한 자들이다. 대통령이 “앉아” 하면 “앉고” “물어”하면 그냥 물어뜯는 권력의 개들이다.”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3월26일 논평)

자유한국당이 앞으로 어떤 종류의 개를 언급할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