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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SR 분할 1년…경쟁체제 효과는 말뿐이었다

서비스 개선과 노조 견제라는 앙상한 논리만 남아있다

애초 한국철도공사에서 에스알(SR)이 분리돼 설립된 취지는 운영사간 경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켜 철도산업의 고질적인 적자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쟁체제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이런 애초 취지는 사라지고, 서비스 개선과 노조 견제라는 앙상한 논리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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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국회에서 윤관석 의원, 안호영 의원, 최인호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경실련, 참여연대 등의 공동 주최로 열린 ‘철도산업의 올바른 통합 방향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여한 채원호 가톨릭대 교수(행정학)는 “에스알티(SRT) 개통 이후 전체 고속철도 이용객이 하루 평균 3만6천명 증가했다고 하지만 이는 경쟁효과가 아닌 신규노선이 건설돼 철도 용량이 늘어난 덕”이라며 “오히려 공공성 차원에서 벽지노선을 운영하는 코레일은 적자로 전환했고, 중복 비용 발생, 기존 서울·용산발 케이티엑스(KTX) 이용객에 대한 차별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에스알 설립 이후 철도시설공단의 선로이용료 수입이 늘어 처음으로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보다 큰 영업이익을 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이 역시 신규 노선 건설 효과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안호영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코레일의 자료를 보면, 통합운영을 할 경우 유기적인 차량 배치로 좌석 공급량이 하루 평균 2만9361석 증가하고 이용객은 하루 평균 2만6396명 증가하게 돼, 순익이 3250억원 늘어나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모두 흑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경쟁 효과라며 내세우는 성과들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에스알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를 보면, 에스알은 “케이티엑스(KTX) 대비 10% 저렴한 요금과 새로운 철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국민 편익과 혜택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에스알티의 저렴한 요금은 가격 경쟁이 아닌 정부의 정책 결정에 따라 책정된 것인데다 수익이 나는 노선만 운영하는 에스알과 벽지노선을 같이 운영하는 코레일의 요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지도 않다는 반론이 나온다. 서비스 향상에 대해서도 채원호 교수는 “발권, 승무 등 핵심 서비스는 케이티엑스와 유사한 수준이다. 에스알티 특화 서비스로 내세운 승무원 호출 서비스 역시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서비스 차별화도 부풀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시민들 역시 분리 운영보다는 통합 운영에 대한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 9일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이 여론조사기관 더 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신뢰수준 95%±4.38%)를 벌인 결과, 66.2%가 통합운영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반대는 18.4%,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4%였다. 또 응답자 대부분이 출발지 또는 도착지 등 위치와 시간, 수송량에 따라 열차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 경쟁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임을 보여줬다. 에스알티를 주로 이용한다고 응답한 사람 중 서비스 품질 우수를 이유로 꼽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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