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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측이 이화여대에 사과 공문을 보냈다

2화에 나온 '대학 내 시위진압' 장면이 논란이 됐다.

tvN 드라마 ‘라이브’ 측이 이화여자대학교에 사과 공문을 보냈다. 지난 11일 방송한 2화에 등장한 ‘대학 내 시위진압’ 장면이 지난 2016년 이화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연상시키며, 경찰 진압을 미화했다는 논란에 대한 사과다.

ⓒOSEN

23일 티브이데일리는 단독으로 ‘라이브’ 제작진이 이화여대에 사과 공문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라이브’ 제작진은 공문을 통해 ”힘들었던 현장에 대한 기억이 아직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분들이 당시 상황이 연상되는 장면으로 인해 다시금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라며 ”노희경 작가, 김규태 감독, 그리고 제작진 일동이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또 ”해당 장면은 말단 경찰들이 처한 모순과 사건을 촉발시킨 주체에 대한 문제를 말하고자 했던 의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상처를 입고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해당 장면을 삭제 재편집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라이브’ 2회에서는 경찰 시보가 된 한정오(정유미 분)와 염상수(이광수 분) 등 경찰들이 대학 시위 현장에 투입되는 모습이 방송됐다.

이 장면에서 학생들이 경찰들을 막으며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는 모습은 지난 2016년 있었던 이화여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반대 시위를 연상케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시 이화여대에는 경찰 1600명이 투입돼 총장실에서 학생들을 끌어냈다.

또 ”드라마에서는 마치 경찰과 학생들이 동등하고 오히려 약자인 것처럼 왜곡했다”라며 ‘경찰 미화 논란’이 불거졌으며, “2년도 지나지 않은 일인데, 당시 시위에 나선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OSEN

이 소식을 접한 이화여대생 P씨(24)는 ”지금까지 이대생을 대상으로 한 방송 컨텐츠가 한둘이 아니었지만,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적이 없어 ‘라이브’ 측에서 보낸 사과문을 봤을 때 좀 놀랐다”고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그러나 ”애초에 시위 자체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는데, 이와 유사한 상황을 방송 컨텐츠로 제작하기까지 자체적으로 아무 논의가 없었다는 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며 ”이미 여러 차례 학생들의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뉴스에 나간 적이 있는데, 방송 제작 환경이 아직까지 사람들의 트라우마에 조심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2년 전 이화여대 시위에 참석했던 졸업생 S씨(26)는 ”애초에 시위 이후 트라우마를 겪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드라마 소재로 썼다는 것이 문제”라며 ”발빠른 사과는 올바른 대처였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방송이 된 후라 트라우마를 겪고 있거나 극복한 이들에게 또 다른 피해가 된 것은 분명하다”고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한편 ‘라이브’ 측은 ”해당 장면은 다시보기 서비스(VOD)에서는 이미 삭제가 됐고, 클립영상도 전부 삭제했다”라며 ”재방송에서도 이 장면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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