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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들의 구치소 생활을 비교해봤다

노태우·전두환·박근혜·이명박 네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바 있다.

ⓒ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이 3월22일 밤 전직 대통령 가운데 네 번째로 구속 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밤 서울 논현동 자택을 나서 호송차를 타고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동부구치소는 옛 성동구치소가 서울동부지법 옆으로 확장·이전한 시설이다. 2017년 7월 문을 열었으며 12층 고층빌딩 형태로 교정시설 가운데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울 동부구치소가 언론에 밝힌 내용을 보면, 이 전 대통령은 3월23일 오전 12시20분께 일반 수용자와 동일한 입소절차를 거쳐 수용됐다.

동부구치소가 이 전 대통령을 수감한 이유에 대해 “서울구치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공범이 수용돼 있으며, 서울 동부구치소를 확장 이전하면서 사용하지 않은 유휴 수용동이 있는 점, 그리고 검찰 조사·재판 출석을 위한 검찰청과 법원과의 거리 등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동부구치소에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감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독방을 쓴다. 거실 면적 10.13㎡(3.08평)으로 TV, 거울, 침구류(이불·매트리스),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있다. 일반 재소자가 쓰는 물품과 같다. 

거실 면적 이외에는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갖춰진 2.94㎡(0.8평) 공간이 있다. 

ⓒ뉴스1

 

이 전 대통령의 독방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방보다 조금 더 크다. 

박 전 대통령은 거실과 화장실 공간을 포함해 모두 10.08㎡(3.04평) 규모의 독방에 머물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쓰는 독방은 6~7인이 쓰던 혼거실을 개조한 공간이다. 법무부 설명을 보면, 두 전직 대통령이 쓰는 독방은 일반 수용자에게 주는 독방 크기(6.56㎡, 약 1.9평)보다 두 배 정도 넓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직후인 2017년 3월31일 독방이 지저분하다며 도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이 ‘여자수용소 사무실’에서 생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시비’가 불거지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시설에 대해 또다른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을 자처한 엠에이치(MH)그룹은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 있다”, “잠을 못자도록 계속 불을 켜놓고 있다”, “침대에서 잠을 못 자 질환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등의 주장을 편 바 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직접 조사에 나섰는데 “화장실 외벽 창문 2곳과 복도 쪽 창문 1곳을 통한 통풍, 외벽 창문을 통한 자연채광이 이뤄지고 있고, 벽과 바닥 등 전체적으로 깨끗한 환경으로 관찰된다”고 밝힌 바 있다.

구치소에 수감된 전직 대통령들은 경호 등의 이유로 독방 외부에 차단막을 설치한다. 다른 수용자와 격리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실제로 전직 대통령 가운데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가장 먼저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일반 재소자들이 특혜 수용 등을 비판하며 욕설을 외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겨레가 1995년 11월8일 출소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일반재소자 10명이 함게 사용하는 방 3개를 터서 노씨 수감 독방을 만들었으며, 보일러를 깔고 텔레비전과 침대 등이 놓여 있다’는 소문이 퍼져 차별대우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겨레신문 1995년 11월8일
한겨레신문 1995년 11월8일 ⓒ한겨레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거실 규모 3.5평의 독방을 제공 받았으며, 그밖에 1평 안팎의 화장실과 샤워시설, 바로 옆에는 5평 크기의 단독 면회실 겸 조사실도 배정 받았다. 나무침대와 책상, 의자, 이불장 등을 뒀으며, 간접난방 시설을 갖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의 독방은 서울구치소 안에서 독채로 된 건물에 배정됐으며 건물 주변에는 차단막을 설치한 바 있다.  

곧이어 구속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는 경기 안양시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 전 전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의 수용 시설과 거의 동일한 규모의 독방을 제공 받았다. 일반 재소자의 방을 고친 3.5평짜리 독방으로 세면실과 접견실이 따로 딸려 있던 구조였다.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이 사용한 전체 공간은 각각 21.81㎡(6.6평), 21.38㎡(6.47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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