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들이 지운 음란물은 17만 건이다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9살짜리 딸과 8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아무개(40)씨는 요즘 아이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만질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유튜브에서 종종 만화를 보던 딸이 지난 겨울 성매매를 광고하는 음란 동영상을 누르고는 “이게 뭐야?”라고 물은 뒤부터다. 그 뒤로 유튜브에는 손대지 않기로 약속을 받았지만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만질 때면 여전히 불안하다. 텀블러·페이스북 등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성매매 홍보 등 음란 게시물이 워낙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이다.

ⓒDon Farrall via Getty Images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키소)와 서울시 그리고 경찰청은 2012년 ‘여성폭력 없는 서울 만들기’ 공동협력 협약을 맺고, 지난 2013년 3월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성매매·음란 게시물들을 삭제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 활동은 19일로 꼭 5년을 맞았다. 감시단에는 매년 1000여명이 참가한다. 김씨처럼 어린 자녀들이 온라인에서 음란물에 노출되는 것이 걱정인 부모들이 적지 않다.

감시단 활동은 쉽지 않다. 압도적인 양에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포털 사이트 등에 ‘조건만남’ 등 성매매 관련 단어를 검색하면 노골적인 사진과 사이트들이 주르륵 뜬다. 감시단이 이런 음란 게시물을 캡쳐해 커뮤니티에 올리면 서울시의 위탁을 받은 다시함께상담센터(다시함께)는 자료를 모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키소에 제출한다. 그러면 방심위는 각종 사이트에, 키소는 네이버·다음을 포함한 국내 포탈 등 10개 회원사에 게시물 삭제를 요청한다. 그동안 키소를 통해 삭제된 성매매·음란 게시물은 17만건이 넘는다.

그래도 음란 게시물은 우후죽순 늘어만 간다. 국내 사이트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면서 텀블러나 페이스북 등 해외 에스앤에스로 근거지를 옮겨 가는 것도 걱정거리다. 특히 텀블러는 지난해 방심위가 차단·삭제를 요구한 성매매·음란 게시물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로 관련 게시물이 많지만, 미국 회사라는 이유로 삭제 요청에도 협조하지 않고 있다.

이에 다시함께는 올해부터 해외 사이트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최은경 다시함께 상담원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자체 음란물 신고 기능이 있어서 그동안 관여하지 않았지만 더이상 두고만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들 사이트의 자체 신고 기능을 활용하고 텀블러에는 항의 메일을 보내는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심위 쪽은 “텀블러에 게시되는 유해 게시물의 접속을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강구중”이라며 “이와 별개로 자율 심의 협력을 위에 텀블러 본사를 방문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 #텀블러 #키소 #음란물 #포르노 #여성폭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