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EU 외무장관들이 '스파이 독살 시도' 배후 러시아를 규탄했다

러시아는 계속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8.03.20 12:19
  • 수정 2018.03.20 12:20
ⓒYURI KADOBNOV via Getty Images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외무장관 등으로 구성된 외무위원회(FAC)가 19일(현지시간) 이번달 초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러시아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러시아는 거듭 의혹을 부인하며 영국에 러시아가 연루되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거나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FAC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EU는 러시아 정부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영국 정부의 판단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프랑스와 독일, 미국이 영국과 공동으로 낸 성명에서 ”러시아가 이 공격에 책임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던 것에 비하면 한 걸음 물러난 내용이다.  

 

러시아 스파이 출신으로 영국에 망명한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은 지난달 4일 영국 소도시 솔즈베리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그에게서는 옛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이라는 신경가스 물질이 발견됐으며, 곧 영국 정부는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했다.

FAC는 “EU는 군사적으로 사용되는 러시아에 의해 개발된 종류의 신경작용제가 공격적으로 사용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유럽 땅에서 이런 공격이 발생한 것은 7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또 이들은 ”누구든 어떤 상황에서든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안보 위협이 된다”며 ”그런 화학무기 사용은 화학무기금지조약과 국제법 위반이자 국제사회 질서를 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FAC는 이어 “EU는 이 공격에 대한 조사를 지원하기 위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영국의 의지를 환영한다”며 “EU는 영국 및 국제사회가 제기한 질문들을 러시아가 긴급하게 받아들이고 (신경물질) 노비촉 프로그램에 대해 OPCW에 즉각적이고도 완전한 설명을 제공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Mikhail Svetlov via Getty Images

 

끝으로 FAC는 “EU는 이 범죄의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영국의 노력을 비롯해 영국에 전폭적인 연대와 지지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성명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조치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가디언은 ”몇몇 국가의 외무장관들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에 비춰보면 제재 부과를 서두르지 않기로 한 결정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영국은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했으며, 추가 조치를 경고했다. 러시아는 똑같이 외교관 23명을 추방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개입 의혹을 ‘넌센스’라고 일축했던 러시아 정부는 거듭 이번 의혹을 부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에 ”조만간 이 근거없는 의혹들은 결론이 날 것”이라며 ”적절한 증거로 뒷받침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 정부의 부인이 ”점점 더 터무니없어지고 있다”며 ”이것은 거짓과 속임수의 건초더미에서 진실의 바늘을 감추려는 전형적인 러시아의 전략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존슨 장관은 BBC ‘앤드루 마 쇼’에 출연해 ”우리는 지난 10년 간 러시아가 신경물질 운반을 연구했을 뿐만 아니라, 노비촉을 생산하고 저장해왔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OPCW 소속 전문가들은 사건이 발생한 영국 남서부 윌트셔 솔즈베리 지역을 방문해 조사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영국 수사기관과는 별도로 신경가스 물질이 사용됐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BBC는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2주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영국 #블라디미르 푸틴 #화학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