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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무역적자를 언급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하는 듯한 말을 했다

"우리는 무역에서도 돈을 잃고 군사에서도 돈을 잃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8.03.15 16:35
  • 수정 2018.03.15 16:37
ⓒKevin Lamarque /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공개 행사에서 한국, 일본, 중국, 캐나다, 유럽연합 등과의 무역적자를 언급했다. 특히 한국과의 ”매우 큰 무역적자”를 언급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하는 듯한 말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열린 한 기금모금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연설 녹음본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적자를 언급하며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그들과 매우 큰 무역적자를 안고 있고, 우리는 그들을 지켜주고 있다. (...) 우리는 무역에서도 돈을 잃고 군사에서도 돈을 잃고 있다. 현재 북한과 남한 경계선에 3만2000명의 우리 군인이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 우리 동맹들은 자기들만 신경쓴다. 그들은 우리를 신경쓰지 않는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진지하게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그는 (백악관의 공식입장과는 달리) 여러 차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빈방문 당시 ‘한국이 미국의 군사 장비를 구입함으로써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인 한국과 무역협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철수를 위협한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Kevin Lamarque / Reuters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자신이 주도한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이 효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대화에 나선 것도 제재 때문이라고 한국 측이 말했다고 자랑하듯 밝히기도 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등을 조롱한 뒤 ”그들은 (김정은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누구도 내가 한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또 갑작스러운 북미정상회담을 우려하는 언론 보도를 (뉴스 앵커 목소리를 흉내내며) 조롱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들은 폭파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빠져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들은 ‘(김정은을) 만나지 말자’고 말한다.” 트럼프가 기자들에 대해 한 말이다. 

ⓒAFP Contributor via Getty Images

 

한편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동에서 자신이 ‘잘 알지도 못했음에도’ 무역적자로 그를 몰아세웠다고 실토(?)했다. 

″트뤼도가 나를 보러 왔다. 그는 좋은 녀석(good guy)이다, 쥐스탱. 그는 ‘아냐, 아냐, 우리는 미국과 무역적자가 없어, 전혀 없어, 도널드, 플리즈.‘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오디오에 따르면 트럼프는 트뤼도를 흉내내며 이렇게 말했다. ”나이스 가이, 잘 생긴 녀석이 들어와서 - ‘도널드, 우리는 (미국과) 무역적자가 없어.‘(라고 말했다.) (중략) 나는 말했다. ‘틀렸어, 쥐스탱. 있어.” 나는 (캐나다와 무역적자가 있는지 없는지) 알지도 못했다. ... 나는 전혀 몰랐다. 나는 그저 ‘너는 틀렸어’라고 말해줬다.”

(중략)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미국은 캐나다와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3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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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주한미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