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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성과주의의 양면

그것 역시 이기기 위한 것

2018 평창겨울올림픽이 남긴 것 중 하나는 ‘스포츠 성과주의’에 대한 비판적 인식의 확대다. 예전엔 메달을 따면 좋아했지만, 이젠 메달을 따는 과정도 중시한다. 스포츠 현장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엔 쇼트트랙에서 우리나라 선수끼리 충돌하는 경우가 적었다. 하지만 감독의 작전보다 개별 선수들의 기량 경쟁이 우선시되면서 우리 선수끼리 충돌해 메달권에서 멀어지는 일도 벌어졌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논쟁적 장면이 나왔다. 여자 팀추월 4강에 들기 위해 막판 피치를 올렸던 선수들이 여론의 호된 뭇매를 맞았다. 꼴찌가 들어오는 시간이 기록인데, 함께 들어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생방송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방송 해설진의 경기 분석에 영향을 받아 격한 분노를 터뜨렸다.

 

ⓒ뉴스1

그러나 ‘함께 들어와야 한다’는 얘기 또한 성과주의의 또다른 측면일 수 있다. 표면적으로 꼴찌를 챙기는 협력과 팀 플레이를 강조하지만, 그것 역시 이기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의 ‘결과 중심의 성과주의’에서 이제는 ‘과정 중심의 성과주의’로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은 의미있게 바라봐야 할 지점이다. 스포츠에서도 기회의 균등과 과정의 공정성, 특권 반대는 기본이 됐다. 지도자들이 선수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얘기를 들어줘야 하고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스포츠 선수들의 이기려고 하는 ‘승부욕’은 변하지 않는다. 성적이 안 나오면 일자리를 잃는 지도자들에겐 더하다.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남을 쉽게 비판하는 쪽으로 여론이 쏠리기 쉽다. 감정적 울림이 강한 스포츠에선 특히 그렇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을 비판하기 전에, 그들이 흘린 땀을 먼저 돌아보는 일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진실이 온전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모든 책임을 누군가에게 돌리는 건 위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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