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2018년 03월 14일 16시 46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3월 14일 16시 56분 KST

체코에서 온 '서울 대학생' 사이먼의 패럴림픽 이야기

평창동계패럴림픽 외국인 자원봉사자 시몬 솔테스(Simon Soltes)

huffpost korea/inkyung yoon

평창패럴림픽에서 영어-체코어-한국어 통역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대학생 시몬 솔테스씨를 만났다. 인터뷰는 한국어로 진행됐으며, 가독성을 위해 일부 표현을 편집했다.

 

-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 체코에서 온 솔테스 사이먼이라고 합니다. 26살이고 서울에서 한국외대 다닙니다. 국제통상학과 4학년 학생이에요. 영어로 사이먼, 체코말로 시몬인데 둘 다 써요. 어차피 학교에 ‘사이먼’ 저 한 명 밖에 없어서요. 

 

- 패럴림픽 자원봉사자로 지원한 이유와,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 아주 큰 스포츠 행사잖아요. 2017년 5월이 자원봉사자 신청 데드라인이었는데, 올림픽 때 한국에 어차피 있을 거니까 그냥 하자고 (생각해서) 신청했어요. 올림픽 때도 신청했는데 그때는 체코대사관에서 일하자고 해서 취소해야 했어요. 패럴림픽에서는 (경기 직후 선수들 언론 인터뷰하는) 믹스드존에서 영어, 체코어, 한국어 통역하고, 다른 팀에서 요청하면 다른 데서도 일 해요. 사람들하고도 빨리 친해지고, 솔직히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어요.

 

- 패럴림픽에서 체코어 통역이 필요한 때가 많은가요?

= 외국 기자들이 가끔 체코 선수들이랑 얘기, 인터뷰하고 싶은데 어떤 선수들은 영어 못 해서 제가 필요했어요. 뉴욕타임스 기자가 그래서, 슬레지아이스하키(*장애인 아이스하키, 공식명칭은 ‘파라아이스하키’) 완전 큰 아티클 쓰고 있으셔서 그때 통역했어요. 

 

huffpost korea/sujean park
파라아이스하키 경기 중, 피리어드 시작 직전 한국팀의 모습

 

- 한국에 처음 와서 산 게 고등학교 때 거제도에서였다면서요? 

=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아버지가 조선 기사예요. 배 만드시는 분이라서, 거제도에서 와서 저도 같이 와서 국제고등학교 나왔어요. 1년 살았어요.

 

- 거제도 생활은 어땠어요?

= 그냥 시골인데요. 제가 외국 사는 게 처음이어서 신기했던 게 많아서 좋았어요. 그때는 국제고등학교 다녀서 한국어 아무것도 몰랐어요. 체코의 고향은 세밀리(Semily)라고 인구 9천명 시골이에요. 

 

- 체코의 시골과 한국의 거제도 시골은 어떻게 달라요?

= 비슷해요, 할 일 없어요.

 

- 1년 살고 돌아갔다가, 다시 한국에 온 이유는 뭔가요?

= 체코에 돌아가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18살 때 독립했는데 뭐 하고 싶은지, 할 건지 모르겠어서 2012년에 다시 한국에 와서 어학당 다녔어요. 돈 떨어질 때까지 9개월 동안 한국에 있다가 다시 체코 돌아와서 돈 좀 아끼고. 그리고 2014년에 워킹홀리데이 와서 알바했어요. (어학당 다닐 때) 친구들도 많이 생겼고, 돈 투자한 게 다시 안 오면 버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다시 한국 가면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 했어요. 그래서 2014년에 워킹홀리데이 왔고, 15년 외대 입학했어요.

 

- 한국에서의 대학 생활은 어때요?

= 저한테는 한국사람들하고 다른데, 사실 학생 생활이 좋죠. 학교도 다니고, 알바도 해야 되고, 조교도 하고, 1년 전에 우리 유학생회 만들어서 회장도 하고, 바쁘게 살아요. 나이가 친구들보다 많아서 급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좀. 좀 늦게 시작해서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해서요. 

 

huffpost korea/inkyung yoon

 

- 한국에서 살면서, 외국인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걸 보고 놀라는 일이 많나요?

= 서울은 아닌데, 강릉은 사람들이 외국인한테 익숙해지지 않아서, 말 안 해도 그냥 외국인이니까 놀랄 때도 있어요. 어제 순두부찌개 먹으러 갔는데 한국말로 얘기하니까 사장님이 신기하다고 가끔 그래요. 사실 서울은 외국인들 많고, 한국어 잘하는 외국인들이 TV에도 나와서 신기한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제가 배달 알바했을 때 그때는 사람들이 깜짝 많이 놀랐어요 솔직히.

 

- 어떤 배달이요?

퀵서비스 회사에서 음식 배달이요. ”배달 안 시켰는데요”한 적도 있고요. 보통 마스크 입어서 사람들이 만나기 전에는 저 외국인인지 모르고 문 열었다가 ”아아”, ”외국인이시네요” 그런 말 많이 들었어요. 2년 정도 했어요. 돈 잘 벌 수 있어서.

 

- 다른 알바는 어떤 걸 해봤어요?

= 긴 동안 요리도 했고, 통번역도 하고, TV에 ‘서프라이즈’ 같은 쇼에 엑스트라도 가끔 하고. 학교에서 조교도 하고요. 더빙 알바도 하는데 체코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에이전트들이 저한테 연락해요. 유학생 사람들 거의 알바해야 돼요. 와서 학비는 (장학금이나 지원 받아서) 조금만 내도 되는데 생활비 벌어야 돼요. 그래서 우리끼리 거의 다 알바해요. 그렇게 많이 안 해도 되는데, (저는) 좀 돈 벌어야 될 거 같아요.

 

- 한국어를 잘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것 같네요.

= 네, 배달도 한국말 할 수 있어서 했어요. 여기는 취직도 그렇고 알바 찾기도 한국말 못 하면 좀 어려워요. 이태원에 영어만 하는 식당에서 알바하면 되는데, 저도 그렇게 시작했는데, 그거랑 다른 경험 하고 싶은 사람은 좀 어려워요.

 

- 패럴림픽이 끝나기 전에 보고 싶은 경기가 있나요?

= 솔직히 체코팀이 (아이스하키) 메달 이길 수 없어서, 한국은 금메달 안 될 거 같은데 동메달 이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국팀이 지금 그룹A 나가서 사람들이 기대 많이 해서, 체코팀 5~8위 그룹 경기 보고, 그거 보면 완전 좋을 거 같아요. 저는 (영어-체코어 통역 담당이라) 안 했는데, (같이 통역 봉사하는 친구들이) 한국 선수들이랑 번역 많이해서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선수들도 완전 열심히 하셨고, 북한에서 태어나신 선수도 있고. 동메달 따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