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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12일 16시 4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3월 12일 16시 50분 KST

#MeToo 운동이 가지는 파급력의 원인과 나아가야 할 방향 -2

#MeToo 운동이 가지는 파급력의 원인과 나아가야 할 방향 -2

huffpost

아래의 내용은 한국다양성연구소 김지학 소장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과 관련하여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Q]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무고죄를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의 본질을 이해하고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며 사회의 변화까지 함께 만들어낼 수 있으려면 시민들의 전반적인 의식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A]

모든 시민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아직까지 가해자 혹은 조력자나 방관자로 지목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도 개인적인 차원에서 가해자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관자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항상 자신을 점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를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하지 말라‘거나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펜스룰을 적용해서 여성을 대해야 한다’는 등의 문제의 본질인 구조를 보지 않고 개인 문제로 받아들이며 불쾌해하는 것은 문제의 해결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 어떠한 성을 가지고 있던지 권력과 위계가 아니라 평등하고 민주적인 관계 형성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뿐 아니라 교육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성차별주의자, 동성애 혐오자가 됩니다. ”무의식적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해자가 되는 ”억울한” 사람들을 더이상 만들어 내지 않기 위해서라도 성평등교육은 한국 사회에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살아도 자연스럽게 성평등의 가치가 기본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두를 포함하는 성평등 교육’이 만들어 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성차별적인 인식을 갖게 만드는 성교육은 여성과 남성,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폭력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해야 했던 피해 생존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적극적으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힘쓰면 좋겠습니다.

 

michaklootwijk via Getty Images

 

[Q]

얼마전 한 피의자가 조사를 받기 전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건 이후로 ‘마녀사냥‘이다‘미투운동을 그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투 운동에 대한 ‘공작적’의도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A]

‘미투는 마녀사냥이다’, ‘미투를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이제서야 불거져 나온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권력형 폭력에 대해 다시 침묵을 요구하는 것으로,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는 발언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 동안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침묵의 카르텔 안에서 사실을 드러내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제 겨우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을 밝히면 피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가해자가 큰 권력을 가지고 있을 수록 회사 내에서는 좋은 보직을, 법정 싸움에서는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꽃뱀’으로 몰려야 했습니다. 미투운동이 확대된 지금 시점에 와서야 폭로가 공감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역으로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처음 벌어지게 되며 공인이나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았던 사람들의 경우 보다 많은 사회적 비난이 집중되었습니다. 억압되어 있던 분노가 동시다발적으로 표출되며 폭발적인 영향력을 가져왔고, 가해자로 지목된 공인에 대해 실망감과 분노가 더욱 집중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투운동 동참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해자에 대한 사회적 비난과 개인의 몰락 그리고 그로 인한 위하적 효과만을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는 측면에서, ‘폭로 이후’의 사법적 처리 이외에 비사법적인 프로세스 또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사회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가해자가 교육을 통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의 사과를 하며 사법적 대가를 치른 뒤 사회에 복귀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개인적인 일탈의 문제로 한정하고 비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차원의 다각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성폭력 가해자들의 변명했던 내용의 공통점을 기초로 교육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해자들의 변명을 살펴보면 자신이 어떠한 권력형 폭력을 가하였는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이였다’, ‘부적절한 관계였지만 성폭력은 아니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실패한 성교육, 실패한 인권교육의 병폐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사과도 할 줄 모르는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절대 피해 당사자에게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용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성교육과 인권교육이 실행되어야 합니다. 성범죄가 발생할 수 없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를 삼고 그 과정 중에 발생하는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정확히 가해 사실에 대해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Q]

그렇다면, 앞으로 미투운동의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A]

미투운동이 앞으로 성폭력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른 수많은 영역에서 권력과 위계로 인해 발생하는 폭력의 문제를 직면하는 사회변혁운동으로 전개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진행되기 위해서, 더 이상 피해자와 내부고발자가 모든 것을 잃을 각오로 폭로하는 엄청난 용기를 가져야만 하는 구조로는 안됩니다. 폭로 이후의 안전도 보장하지 못하는데 피해자에게 용기를 내야 한다는 책임을 오롯이 지울 수 없습니다. 피해자와 내부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사회부조리를 고발하고 정화시키려는 노력들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성혐오와 남성혐오의 차이점을 알고 싶다면 아래 내용을 참조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