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중 한 명이 나서 “이런 회사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의 또다른 대표는 “우리 직원들을 다른 회사로 이직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이런 ‘남다른’ 포부를 밝히는 회사가 6년 넘게 사업을 유지시키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발달장애인 고용을 목표로 만들어진 ‘베어베터’의 김정호 대표와 이진희 대표는 전 직장 네이버에서 만났다. 각각 2009년, 2010년 퇴사하고 김 대표는 기부로, 이 대표는 자폐가 있는 아이를 돌봄과 동시에 ‘자폐인사랑협회’ 활동으로 발달장애인과 가까운 생활을 하다 2012년 함께 시작한 사업이 베어베터다.
6년 동안 베어베터에서 만든 쿠키, 커피 원두, 명함, 화환이 CJ, 대림산업, 네이버 등 2백곳 넘는 회사에 팔려나갔다. 2백여명에 이르는 발달장애인 직원 중에는 회사 초기 취업해 5년 넘게 다니고 있는 직원들까지 있다.
어떻게 발달장애인들이 긴 시간 업무를 할 수 있었던 걸까? 정말 다른 회사들만큼 성과를 내는 걸까? 장애인이 만든 물건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여기에는 네이버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해 직무 분석에 익숙하다는 이 대표의 아이디어가 빛났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무에 맞는 사람을 채용하지만 이곳 베어베터에서는 사람에 맞게 직무를 만든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게 노동 시간을 조절하고, 무엇보다 이들이 “좋아하는 걸로 일로 만드는” 걸 해냈다. 이들이 즐겁고,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하는 비장애인 직원들의 직무도 그런 고민의 결과다. 이들은 저가 정책이 아닌, 설비 투자와 품질로 승부한다. 클라이언트들과의 신뢰를 쌓아가면서, ‘연계고용제도’라는 제도적 이점도 활용했다.
이 대표는 네이버를 다닐 때와 베어베터를 운영하는 지금이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오랫동안 꿈꿔온 일을 현실로 만들어 하고 있다는 게 나 자신에게 의미 있고,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전국에 우리를 ‘카피’하는 회사들이 생겨서 보람 있다”고 말한다.
정말 성공은 한 가지 얼굴만을 하고 있을까? 또다른 성공을 이룬 이들의 이야기를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혼자가 아닌, 세상과 함께 성장하는 두 기업가의 이야기를 ‘라이즈(RISE by huff x sellev.)’ 시리즈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국 온라인 뉴스의 새 시대를 연 허프포스트코리아와,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바꾸는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해온 뉴미디어 플랫폼 셀레브(sellev.)가 만나 ‘라이즈 RISE’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개인이나 기업의 사회 활동을 통해 ‘내가 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소개합니다.
#시리즈 순서
1회. 발달장애인들도 ‘남들‘처럼 직장을 다닐 수 있다면?: 발달장애인 고용이 목표인 사회적기업 ‘베어베터’의 두 대표 이야기
2회. ”쇼핑 카테고리만 하나 만들어도 새로운 시각이 열린다”: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활용해 공익을 위한 연결고리를 만드는 한 이커머스 기업의 이야기
3회. 제주도 사람들과 수십년 동안 인연을 맺고 있는 아일랜드 출신 신부(神父)들의 이야기
RISE 1회. 베어베터 편
촬영/ 장솔(sellev.), 김한솔(sellev.), 이윤섭
편집/ 김한솔(sellev.)
영상 구성/ 김지현(sellev.)
글/ 박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