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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08일 18시 21분 KST

재판부가 이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유

대체 복무제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울산지법 재판부가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B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6년 12월 전북 임실군의 제35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영하라는 통지를 받았지만 종교적 신념으로 거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집총형식의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대신 대체복무를 기꺼이 이행할 의사가 있는 점에서, 국가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단순한 병역기피와는 구별된다”며 ”병역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무죄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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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토록 하는 병역법 조항에 대해 공개변론이 예정된 9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전쟁없는 세상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현행 병역법은 위헌임을 주장하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번 공개변론은 지난 2010년 11월 공개변론 이후 5년 만이자, '합헌' 결정이 나왔던 2011년 8월 이후 4년 만이다. 

최근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김주옥 판사는 현역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신모씨(21)와 장모씨(21)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고 같은 달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이형주 판사는 현역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조모씨(22)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급심의 잇따른 ‘무죄‘판결은 ‘대체복무’의 필요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앞서 무죄를 선고한 김주옥 판사는 선고 이유에서 ”피고인은 병역의무를 기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연습을 해서는 안 된다는 양심에 비추어 집총병역의무는 도저히 이행할 수 없으니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형주 판사도 ”이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정당한 사유’라고 인정하는 것이 일부 판사에게만 통용되는 법해석론이 아니라, 국가기관이 확인한 결론임을 이 판결로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체복무의 필요성을 계속 이야기했다. 지난 2012년 대선후보 당시 문재인 후보는 ‘인권정책 10대 과제’를 발표하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2017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앰네스티 한국 지부의 대체복무 도입 여부에 관한 질문에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는 현실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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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도 대체복무에 대해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제출받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를 종합해 보면, 현직 대법관 13명과 헌법재판관 8명 대부분은 인사청문회 답변서에 뚜렷한 반대의견을 내지 않았으며, 대체복무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취지의 답변이 많았다. 

그동안 국제 인권기구들은 한국 정부에 대체복무제 도입을 꾸준히 요청해왔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2015년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수감시키는 것은 ‘자의적 구금’이라며 병역거부자 수감자 전원 석방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도 입법적 해결을 위해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박 의원은 지난해 5월 ” ”현행법상 우리나라는 종교적 신념 또는 헌법상 양심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자에 대한 대체복무 수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소신에 따른 병역 거부자들에게 형사처벌이 아닌,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를 실시하는 ‘병역법 및 예비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